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던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바이오인프라가 기업공개(IPO)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증시 부진 속에 최근 IPO 시장의 바이오 투자 기피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인프라는 21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내고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 주관사의 동의 아래 잔여 공모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인프라는 검체검증분석과 임상 1상 수탁에 특화된 CRO 회사다. 다음 달 1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16~17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2~23일 일반 청약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목표 시가총액은 1186억~1341억 원으로 공모 규모는 230억~260억 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5.8% 증가한 306억 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도 105.9% 늘어난 75억 원을 나타내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바이오 벤처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기관들이 수요 예측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자 공모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IPO에 나선 바이오 업체들의 공모 실적은 좋지 않다. 인벤티지랩은 수요예측에서 14.4 대 1의 저조한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36.8% 낮췄고, 바이오인프라와 마찬가지로 CRO 사업을 하는 디티앤씨알오(383930)도 공모가를 원하던 가격보다 최대 32% 할인해 확정했다.
바이오인프라까지 IPO를 중단하면서 올해 들어 공모 계획을 철회한 곳은 총 12곳에 달하게 됐다. 8일 KT(030200) 계열 전자책 구독 서비스 업체인 밀리의서재와 2차전지용 나노탄소튜브 개발 기업인 제이오가 동시에 IPO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에는 현대차(005380)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필두로 SK스퀘어(402340)의 자회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이 상장을 포기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IPO 시장도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며 크게 침체돼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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