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가 국내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 이후 급락했다. 하루 사이 가격이 70% 이상 크게 떨어지자 국내 게임사가 잇달아 발행한 토종 코인들도 하락 전환했다. 위메이드 3형제도 위믹스 상폐의 여파로 증시에서 동반 하한가를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전날보다 1만 6800원(29.89%) 하락한 3만 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맥스(-29.92%)와 위메이드플레이(-29.93%)도 추락했다. 전일 중국의 한한령 해소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던 게임주들 또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25일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위믹스 가격은 개당 484원 51전으로 이전 24시간 동안 75.84%나 하락했다. 전날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이뤄진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가 위믹스의 상폐를 결정한 직후 1시간여 동안 2000원대에서 630원대까지 수직 낙하한 위믹스는 이후 600원대를 유지하다 이날 오후 400원대까지 밀렸다. 시가총액도 상폐 이전 5300억 원대에서 1100억 원대까지 쪼그라들면서 4200억 원(79%)이나 증발했다.
위믹스의 급락으로 국내 게임사가 발행한 암호화폐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카카오게임즈의 암호화폐 보라는 이날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전 가격 대비 8.86% 하락했으며 넷마블의 마브렉스 13.9%, 컴투스의 C2X 39.58%, 네오플라이의 네오핀 4.51%, 넷마블에프앤씨의 큐브 5.54%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은 더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파산에 위믹스 상폐까지 더해지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위믹스 상폐는 게임주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1.41%)와 넷마블(-3.39%)·크래프톤(-3.73%), 코스닥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3.71%)·펄어비스(-1.79%) 등 국내 대표 게임주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위메이드가 국내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P2E(Play to Earn) 게임 시장을 주도해온 만큼 P2E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신작을 개발하던 게임사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위믹스 상폐와 관련해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긴급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상폐 결정은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장 대표는 “다른 거래소들은 유통계획서를 갖고 있지도 않은 만큼 유통량 차이를 문제 삼을 일이 없다”며 “업비트가 이 문제를 주도했다고 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업비트의 단독 결정 사안이 아니라 DAXA 회원사들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또 거래소가 유통량과 관련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고 제출한 자료에 대한 피드백도 없었다며 소통 방식을 문제 삼았으며 유통 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거래 중인 다른 코인들과의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도 제기했다. 아울러 장 대표는 위믹스의 해외 상장 추진 사실도 밝혔다. 상폐 결정을 내린 국내 거래소를 압박하고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바이낸스·코인베이스 상장을 추진 중이며 논의가 많이 진전된 상황”이라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시장에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우선 법원에 상폐가 무효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내고 상폐 결정을 뒤집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미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상폐 결정에 따라 각각 다음 달 초 거래 지원 종료를 거쳐 연말 이전에 출금 지원까지 마칠 계획임을 밝혔지만 위메이드가 사법부의 판단을 묻겠다고 한 만큼 투자자와 시장의 혼란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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