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한중 배터리 소재 기업들과 손잡고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 니켈 중간재 공장을 설립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086520)’, 중국 전구체 생산 기업인 ‘거린메이(GEM)’와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 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3사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 생산 공장을 짓는다. 2024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 톤에 해당하는 MHP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는 전기차 약 60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니켈 중간재인 MHP는 배터리용 전구체 생산에 사용되는 황산니켈의 주요 원료다. 다른 중간재들보다 안정성이 높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3사는 술라웨시주의 행자야 광산에서 니켈 산화광을 확보하고 이를 원료로 MHP를 만들기 위해 고압산침출(HPAL) 제련 공정도 도입할 방침이다. MHP 생산 경험이 있는 GEM이 해당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MHP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황산니켈 및 전구체를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SK온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에서 황산니켈을 조달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 충족도 기대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자 매장국으로 지난해 니켈 생산량만 100만여 톤에 달한다. 니켈 매장량도 2100만 톤으로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22%를 차지한다. 호주와 더불어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이어서 세계 각국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신영기 SK온 구매 담당은 “3사간 협력은 글로벌 니켈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SK온은 다양한 소재 기업들과 협력해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과 에코프로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온은 포드, 에코프로비엠(247540)과 함께 북미에 양극재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7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연내 공동투자를 위한 본 계약을 맺고 내년 하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생산시설에서 만들게 될 양극재는 SK온과 포드가 최근 공식 설립한 합작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에 공급된다. 3사는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구축함으로써 탄탄한 공급망을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파트너십을 굳건히 하게 됐다.
3사는 이미 각 사의 핵심 제품으로 협업 라인을 구축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SK온에 공급하고 있다. SK온은 NCM9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트럭에 공급하고 있다. 이 차량은 올 봄에 출시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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