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관련주의 최근 가격 급등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18% 하락한 약세장에서 삼천리(004690)는 320%, 서울도시가스는 151%가 뛰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올랐다고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큰 관련 없다”며 투자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리 주가는 25일 38만9500원으로 연초 대비 328.02% 폭등했다. 올해 초 삼천리는 9만 원 선에서 거래됐다. 같은 도시가스주로 묶이는 서울가스(017390)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만 원대던 주가는 25일 41만9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151.65% 뛰어오른 것.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8.43%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스주의 폭등 배경에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있다. 연초 러·우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뛰자 영업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상승세를 탔다. 실제로 올해 3월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에너지 거래소의 TTF 선물가격은 1메가와트시(MWh)당 345유로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도시가스 업체들이 각 지역의 독점사업자로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삼천리는 경기·인천 지역에, 서울가스는 서울 및 경기 서북부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며 안정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동시에 최근 주가는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지만, 천연가스 가격 변동이 각 기업의 영업이익률에 실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도매요금에 연동해 결정되며, 도매요금은 천연가스 가격에 맞춰서 변동돼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도 결국 소매요금과 도매요금의 차이에는 변한 것이 없다. 그는 “도시가스 사업 구조상 천연가스 가격에 도·소매단가가 연동되기 때문에 영업이익 레버리지가 발생하기 어렵다”며 “도시가스사업 영업이익률과 천연가스 가격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던 올해 5월에도 당시 상승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 요금 전가에 걸리는 시차를 고려하면 연간 별도 이익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현 주가는 과도한 상승세”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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