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로 3.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4분기 역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좋지 않은 데다 설비투자 회복세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일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GDP(잠정치)가 전기 대비 0.3% 성장해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속보치 추계 당시 이용하지 못했던 9월 일부 실적치가 반영된 결과 민간소비(-0.2%포인트), 건설투자(-0.6%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된 반면 설비투자(2.9%포인트), 수출(0.1%포인트), 수입(0.1%포인트) 등이 상향 수정됐다.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지난 24일 경제 전망에서 한은 조사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기존 전망치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는데 사실상 4분기 역성장을 예상한 셈이다. 이날 한은 관계자는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4분기 성장률이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연간 2.6%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는 평가다.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7.9%로 2012년 1분기(9.7%)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 장비 수급이 개선된 가운데 선박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둔화에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본 조달 비용 상승 등 문제로 설비투자 회복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0.7% 감소했다. 배당 소득 증가 등으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4조 4000억 원에서 7조 3000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무역손익이 -28조 원에서 -35조 7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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