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 의장이 이르면 12월부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지면 지난 8월 5일(1298원 30전) 이후 4개월 만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3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원 80전 내린 1296원으로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원 80전 내린 1301원으로 출발한 직후 13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달 28일(1340원 20전)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40원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 4일 1419원 20전에서 불과 한 달 만에 120원 이상 내린 셈이다.
이날 환율이 급락한 것은 파월 의장의 속도 조절 발언에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달러화 약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떨어뜨릴 정도의 제약적 수준에 근접해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시기는 빠르면 12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05 수준으로 전일 대비 0.8% 떨어졌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미국 나스닥이 4% 이상 급등하면서 아시아 증시도 호조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기정 사실화됐고 달러는 강세 모멘텀을 상실했다”라며 “속도 조절의 구체적 시기를 특정한 것은 연준의 태도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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