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복합 위기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취약 계층에 500억 원을 기부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직원 수만 명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동참하면서 국내 최대 기업으로서 공동체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는 이재용(사진)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철학에 따라 사회 공헌 활동은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1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열린 이웃사랑성금 전달식을 통해 취약 계층에 500억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달식에는 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과 최장원·황준 사원대표가 참석했다. 올해 이웃사랑성금 기탁에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006400)·삼성전기(009150)·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삼성물산(028260)·삼성엔지니어링(028050) 등 역대 최다인 23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3개사·16개사가 참여한 바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성금에도 회사 기금 이외에 23개 계열사의 임직원 수만 명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을 포함했다.
삼성이 기탁한 성금은 자립 준비 청소년을 위한 자립 지원 프로그램, 청소년 사이버 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사업,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지원 등에 사용된다. 조 회장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다”며 “삼성이 기탁한 소중한 성금은 우리 사회에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한 지원 사업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삼성의 연말 이웃사랑성금이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삼성은 임직원들과 함께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이 연말 취약 계층 돕기에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삼성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24년간 매년 이 단체에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1999~2003년에는 100억 원씩, 2004~2010년에는 200억 원씩, 2011년에는 300억 원을 전달했다. 2012년부터는 매년 500억 원씩 전달하고 있다. 삼성이 올해까지 누적으로 기탁한 성금 총액은 무려 7700억 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실시하는 ‘희망나눔캠페인’의 올해 1호 기부자로 나서면서 다른 기업들의 기부 동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늘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열사와 임직원이 대거 동참해 500억 원을 기부한 삼성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의 사회 기부 활동은 연말 취약 계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삼성은 우리 사회에 뜻밖의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꾸준히 기부 활동에 앞장섰다. 삼성은 실제로 11월 이태원 사고 때 희생된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50억 원을 내놓은 바 있다. 올 8월에는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역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를 돕기 위해 성금 30억 원을 기부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생필품 등이 담긴 긴급 구호 키트 5000세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3월에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 피해 복구에도 성금 30억 원을 내놓고 재해 구호 키트 1000개를 지급했다.
삼성은 또 최근 유니세프·JA코리아·세이브더칠드런·초록우산어린이재단·푸른나무재단 등 비정부기구(NGO) 8곳과 함께 제작한 내년 탁상 달력 32만 개를 구입해 임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달력은 NGO와 삼성의 주요 사회 공헌 활동 사진과 사업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