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가 코앞인데 응원봉 없이 빈 손으로 가게 될 것 같아 걱정이에요” 이달 9~11일 열리는 그룹 ‘지오디(god)’의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되는 응원봉 배송이 화물 연대 파업으로 막혔기 때문이다. 상품을 수입·유통하는 위드뮤 고객센터 측은 “중국 공장에서 상품이 입고된 후 고객들에게 발송할 수 있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입고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다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 직구 상품들이 인천항에 발이 묶이면서 제때 배송을 받지 못하거나 상품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규모가 큰 업체들은 물량을 선박이 아닌 항공 배송으로 변경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 제품을 수입하거나 해외 상품을 구매 대행하는 소규모 업체들은 배송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
수입 의류 브랜드를 국내에서 전개하고 있는 한 업체는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판 상품을 해외에서 들여오기로 했으나 배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늦어도 이달 초엔 해당 상품의 국내 반입이 완료돼야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이전에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 인터넷 카페에서 모집한 수제 골프화 공동구매에 참여했던 박 모씨는 이틀 전 공동구매 주최 측으로부터 주문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중국에서 신발을 제조해 들여와야 하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운송 일정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이달 초 배송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해 골프화를 구매했으나, 파업이 언제 끝날지 몰라 결국 공동구매가 중단됐다”며 “시간만 허비했다”고 말했다.
재고 물품이 있어 현재 판매에는 지장 없으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를 우려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들도 많다. 일례로 중국에서 직매입해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는 다이소도 재고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 관계자는 “1월에는 중국의 춘절 연휴 때문에 물동량이 많아 12월에 미리 제품을 수급하곤 했다”며 “이번 파업이 계속되면 이달 상품을 들여오는 데 문제가 있어 대체품을 찾는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 식자재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재고 물품을 여유롭게 비축해둔 상황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제품 공급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패션 업계에서도 장기화할 경우를 우려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을·겨울(FW) 시즌 물량은 이미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왔지만 내년 1월 말부터 들어오는 봄·여름(SS) 시즌 물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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