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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텔 CEO 9일 방한…4대 그룹 총수와 반도체 논의할 듯

지난 5월 이어 올 두 번째 방문

반도체·IT업체간 협력 강화 행보

ARM 인수 컨소시엄 참여 주목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수장 팻 겔싱어(사진) 최고경영자(CEO)가 7개월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번 방한에서 올 5월 만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다시 회동해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협력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SK·현대자동차·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나 고위 경영진을 만나 협업을 타진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9일 한국을 방문한다. 그가 우리나라에서 며칠 동안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겔싱어 CEO 한국 방문에 대해 “회사 임직원들과의 만남과 고객사 미팅 참석을 위해 방문한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2021년 1월 인텔의 여덟 번째 CEO로 선임됐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 1·2위를 다투는 ‘칩 거인’ 인텔을 최전방에서 이끄는 중요한 인물로 그의 움직임은 반도체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그가 인텔 대표로서 한국을 찾은 것은 5월 이후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인텔과 국내 최대 반도체·정보기술(IT) 업체 간 협력 강화를 위한 활발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미국 정부가 반도체를 경제안보 자산으로 여기고 주요국과 동맹을 다져나가는 만큼 현지에서 칩 산업 ‘선봉’을 자처한 인텔이 민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인텔 수장 간 만남이 이번에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그는 5월 30일 이 회장을 만나 양 사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이들은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PC·모바일 분야 등 전자 IT 산업에 관한 폭넓은 주제의 대화를 나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겔싱어 CEO가 이 회장과 회동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날 경우 최근 글로벌 IT 시장이 불황에 접어든 가운데 세계 최대 중앙처리장치(CPU)·메모리 회사가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첨단 제품 생산 시 외부 파운드리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회사 정책을 이어가고 있어 삼성 파운드리 활용에 관한 구체적인 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아울러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영국 암(ARM) 인수 건에 관한 논의가 진전될지도 포인트다. 이 회장은 10월 ARM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한국에서 만나 회사 인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겔싱어 CEO는 올 2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해외 언론들은 5월 이 회장과 겔싱어 CEO의 만남 이후 두 사람이 ARM 지분 투자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봤다.

이 회장과의 만남 외에도 SK·현대차·LG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나 최고위 경영진과의 만남이 있을 가능성도 크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겔싱어 CEO 간 만남도 점치고 있다. 이들은 세계 D램 2위 업체 SK하이닉스와 인텔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공산이 크다. 내년 1월부터 인텔은 새로운 서버용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즈’ 양산에 본격 돌입하며 DDR5 D램 시대를 연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경험도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겔싱어 CEO가 회동할 경우 첨단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이 있다. 인텔은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를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LG 역시 인텔과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구 회장과 겔싱어 CEO가 만난다면 현재 LG전자 주력인 PC, 각종 가전 사업에 관한 대화는 물론 양 사가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6세대(G) 통신, 양자 컴퓨팅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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