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예산 지출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려 잡기로 했다. 예산 총액은 정해져 있지만 집행 속도를 끌어올려 경기 충격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최상대(사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6일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재정집행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내년 초 어려운 민생 경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년에도 ‘상반기 신속 집행 기조’ 아래 적극적 재정 지출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집행 목표는 올해 목표치였던 63%보다 상향해 설정,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의 상반기 신속 집행 목표는 2018년만 해도 58%에 불과했지만 이후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매년 목표치가 상향 조정돼 올해 63%까지 상승한 바 있다.
최 차관은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및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적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회 예산안 의결이 지연되면 그 후속 절차도 늦어지는 만큼 국회가 내년 예산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 소비지출 계획’에 따르면 응답자 과반(56.2%)은 내년 소비 지출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소 폭은 올해 대비 평균 2.4%였다. 소비를 줄이는 이유로는 물가 상승(43.9%), 실직 및 소득 감소 우려(13.5%) 등이 꼽혔다.
한편 정부는 예년보다 이른 내년 설 명절 연휴 대응도 미리 준비하기로 했다. 내년에도 성수품 관리 등 물가 안정 관련 재정 사업은 별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집행을 중점적으로 점검·관리할 계획이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5조 3000억 원 규모 44개 물가 안정 사업은 11월 말 기준 80.6%가 집행됐으며 연말까지 100%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올겨울 한파와 난방 비용 상승으로 취약 계층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동절기 에너지 바우처, 경로당 및 아동 시설 난방비 지원 사업의 집행을 집중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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