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323410)가 2000만 고객을 등에 업고 금융 대장주 등극을 노리고 있다. 성장주의 대표주자격인 카카오뱅크가 실적까지 뒷받침된 금융주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뱅크는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꾸준히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약 38% 성장한 36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1226억 원에 머물던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56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5073억 원으로 올해보다 40% 이상,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3년 연속 매년 약 40%의 기하급수적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무기는 고객의 숫자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고객 수는 2018만 명으로 집계됐다. 3분기 기준 경제활동인구의 70%에 달하는 규모로 출범 5년 만에 2000만 고객을 보유하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은행업의 신구(新舊) 조화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주식계좌 개설, 제휴사 대출 추천, 제휴 신용카드 등의 플랫폼 사업을 벌여왔다. 이에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수익 4118억 원 중 20%가량인 750억 원이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추후에도 여신, 수신, 지급결제, 신용관리 등 개인사업자들의 사업 여정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사업자 뱅킹’을 출시했으며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코인원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전통적 은행 사업 부문은 카카오뱅크 외형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월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출시했는데, 9월 한달에만 신규 취급액이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올 연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잔고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대출 등 다른 여신 분야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취급 지역을 전국으로 넓힌 점과 대상자를 1주택자까지 확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사업의 외형이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와 편리성 등은 다른 은행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줄곧 부정적인 의견을 내던 증권가도 카카오뱅크의 성장 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며 시각을 바꾸고 있다. 최근 하나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 6000원에서 3만 원까지 상향했다. 카카오뱅크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도 변화 중이다. 지난해 9만 원에서 올해 10월 1만 5000원 대까지 주가가 추락했지만, 최근 3만 원 선을 돌파하는 등 주가 우상향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올해 대출 성장률은 10% 내외에 그치겠으나 내년에는 다시 20%대로 상승할 전망”이라며 “신규 출시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와 내년 상반기 중 도입될 대환대출 플랫폼은 성장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낮은 예대율로 시중은행들과 달리 금리 경쟁을 통한 조달 확보의 필요성이 적었는데, 최근 수신 금리 인상 자제 권고가 내려지면서 금리 경쟁에 뛰어들 이유가 더욱 적어졌다”며 “플랫폼 가치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점 등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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