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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운송 거부 강요·방해 등 '사업자 단체 금지 행위' 계속 조사

파업 끝났지만…화물연대 조사는 '진행형'

"파업 참여 차주들 사업자로 판단

단체 행동 관련 노동법도 안 지켜"

조사 사건 '비공개' 방침 깨고 발표

화물연대가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 복귀를 결정한 9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관계자가 도로에 세워둔 화물차들에 붙어있던 파업 관련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가 9일 집단 운송 거부를 철회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계속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브리핑을 열어 조사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표하는 등의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와 올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과정에서 부당한 공동행위와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를 이어간다. 앞서 한기정(사진) 공정거래위원장도 “파업이 종료되더라도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물연대의 저지로 세 차례에 걸친 현장 조사 시도는 실패했지만 공정위는 자료 제출 및 출석 요청 등으로 소속 사업자에 운송 거부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하는 행위 등이 있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소속 회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끼리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합의해서도 안 된다.



쟁점은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을 사업자로 볼 수 있는지다. 화물연대 소속 차주가 대부분 사업자 등록을 했고 본인 소유 차량으로 영업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업자라고 볼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거래법은 ‘형태와 무관하게 둘 이상의 사업자가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목적으로 조직한 연합체’를 사업자단체로 본다.

사업자·사업자단체라도 다른 법령에 따라 하는 정당한 행위에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면제 조항이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가 노조 설립 신고를 하지 않았고 단체행동과 관련한 노동법 절차도 지키지 않아 노동조합법상 노조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공정위가 21일 전원회의에서 심의하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사건의 결과가 화물연대의 사업자단체 여부를 가르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사에 비노조원과의 계약을 해지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노조를 사업자단체로 보고 제재한다는 점에서 화물연대 사건과 유사하다.

다만 공정위가 조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 NCND 원칙’을 깼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한 위원장은 2일 브리핑을 열어 “화물연대 소속 차주를 사업자로 판단하고 있고 이와 유사한 건설노조 건에서도 (노조를)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시 공정위는 조사 자체보다는 조사 방해 행위가 전례 없이 심각하게 이뤄지는 데 대한 경각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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