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주식시장이 마무리돼가는 가운데 연내 고점과 저점 사이의 간격이 큰 종목은 모두 테마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무상증자 테마주들이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일부 종목은 테마 랠리가 끝난 뒤 주가가 고점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상심을 키우기도 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내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의 변동률이 가장 큰 종목은 하이드로리튬(101670)으로 나타났다. 하이드로리튬의 경우 사명 변경 전인 코리아에스이였던 2월에는 주가가 1300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 종가 기준 2만 9300원까지 올라 무려 상승률이 2153%로 나타났다. 2차전지 테마주인 금양(001570) 역시 830%의 변동률을 보이면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2~4위는 모두 올해 가장 뜨거웠던 테마인 무상증자 관련주가 차지했다. 카나리아바이오(016790)(1403%), 노터스(278650)(1213%), 공구우먼(366030)(1182%)은 올해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들이다. 올해 무상증자는 주가 부양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지면서 70곳 넘는 상장사가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특히 노터스는 1주당 무려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테마주의 위력이 시들해지면 하나같이 주가가 폭락하면서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이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터스다. 1월 2820원 수준에 머물던 노터스의 주가는 대형 무상증자 소식에 6월 3만 7000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에 변동이 없다는 명백한 한계가 드러나면서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해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8000원 수준까지 폭락했다. 하이드로리튬도 현재 1만 8000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출렁이는 종목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대감이 실망으로 이어질 때 주가는 올랐던 속도만큼 빠르게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대감이 현실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주가는 되돌아올 수밖에 없고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온다”며 “잠깐 수익을 봤다고 해도 그런 수익을 꾸준히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대규모 투자 손실을 볼 확률이 훨씬 커 테마주 투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하는 종목 중에서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로 상장한 카카오페이(377300)·카카오뱅크(32341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이름을 올렸다. 네 기업 모두 1월 초 고점 대비 주가가 20~30% 수준으로 폭락한 종목들이다.
반면 엉덩이가 무거운 종목은 삼성카드(029780)였다. 삼성카드의 연내 저점은 2만 9750원인 반면 고점은 3만 4050원에 머물렀다. 오뚜기(007310)·유한양행(000100)·신영증권(001720)·삼성물산(028260)·LG(003550) 등의 종목들 역시 고점과 저점의 괴리율이 20%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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