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4.25~4.50%로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우리(3.25%)와의 금리 격차가 1.25%포인트로 근 2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종금리를 5.1%까지 높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 역전 폭이 더 벌어질 수 있는 만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최종금리 수준을 3.5%보다 높일지 관심이다. 금통위도 내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금리 역전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추가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추 경제부총리는 “이번 금리 인상 폭은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25%포인트로 확대됐으나 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원 80전 오른 1303원 1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입 물가도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11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5.3% 급락하면서 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재료(-8.0%), 중간재(-4.0%), 자본재(-2.8%), 소비재(-3.0%) 등이 모두 하락했다.
문제는 미 연준이 내년 정책 금리 전망을 4.6%에서 5.1%(중간값 기준)로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 역전 폭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150bp보다 벌어진다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다시 오르고 이로 인해 물가도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은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심해질 경우 환율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정책을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한미 간 정책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된 만큼 환율, 자본 유출입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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