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웹툰 플랫폼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나란히 예능 콘텐츠에 도전한다.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게임 등으로 발을 넓힌 웹툰 지적재산(IP) 사업을 예능으로도 확장하려는 것이다.
17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가 자사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좋알람)을 원작으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예능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 지난 9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공개됐다. 웹툰 IP을 활용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고 방영하는 건 카카오엔터와 웨이브 모두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예능이라는 신선한 포맷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좋알람 짝짝짝은 ‘솔로지옥’ ‘환승연애’ ‘나는 솔로’ ‘에덴’ 등 최근 OTT 업계에 떠오른 연애 예능 신작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알람을 울린다는 원작의 설정을 실제 사람이 출연하는 연애 예능에 이식했다. 좋알람은 한중일 합쳐 64억 회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한 글로벌 인기작이다. 두 시즌에 걸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 순위권에 들기도 했다. 최근 다른 웹툰·웹소설 5편에도 좋알람 앱이 등장해 스토리가 전개, ‘좋알람 유니버스’가 꾸려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티빙과 손잡고 음악 예능에 도전한다. K팝을 결합해 네이버 웹툰에 주제곡(OST)을 만들어 입히는 이른바 ‘웹툰 OST 뮤직쇼’를 내년 초 선보인다. 티빙 관계자는 “네이버 웹툰 작품들을 뮤직쇼와 결합해 입체적인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며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혼합현실(XR) 기술을 이용한 무대까지 선보이며 보고 듣는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엠넷 제작진이 연출을 맡고 샌드박스네트워크가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네이버웹툰은 앞서 웹툰 ‘머니게임’이 예능으로도 성공한 경험을 가졌다. 참가자들이 거액의 돈을 놓고 서바이벌을 벌인다는 게임의 설정을 유튜버 진용진이 네이버웹툰과의 계약을 통해 웹 예능으로 만든 것이다. 네이버웹툰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이를 계승한 진용진의 세 번째 서바이벌 예능 ‘버튼게임’은 지난달 웨이브에 공개돼 2030 남성을 중심으로 인기, 웨이브의 유료 가입 기여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머니게임은 미국 웹 예능으로도 IP가 공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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