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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일부사업부 "4분기부터 적자 조짐"…삼성 '메모리 감산' 관측도

[삼성전자 '골드만 쇼크'…사업전략 전면수정 불가피]

'내년 메모리 17% 역성장' 전망에

내일 DS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서

2023년도 사업전략 모색 나설 듯

전문가 "메모리 감산 결정 없으면

내년 2분기 적자전환 불가피"관측

SK하이닉스도 투자규모 축소 전망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005930)의 4분기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쇼크’라는 반응이 나온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였지만 이번 조정은 시장 예상치를 훨씬 벗어났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시시각각 악화하는 시장 전망에 맞춰 내년 사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상태지만 글로벌 투자 업계의 ‘경고’는 그보다 더 큰 전략 재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암시를 담았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 악화다. 반도체 업계 전체의 불황이 거센 와중에 재고 증가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메모리반도체는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반도체 매출 가운데 메모리 비중이 66% 수준이다. 전체 사업 중 대부분(95%)을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000660)는 문제가 더욱 크다. 글로벌 소비 여력 위축으로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스마트폰 판매가 대폭 감소했고 믿고 있던 서버용 D램마저 내년 출하량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반도체(DS) 부문의 일부 사업부가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1336억 달러로 올해(1593억 달러)에 비해 16.1%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 기관 WSTS는 내년 메모리반도체의 성장률을 -17.0%로 예상하면서 반도체 시장 전체(-4.1%)의 역성장 폭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측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분기 하락 폭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라며 “가전 등 완제품 수요 위축이 이어진 가운데 서버용 D램 출하량마저 둔화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경고’가 현실화한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내년 사업 전략 변경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업황 악화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고 증가로 공급을 줄여 가격 상승을 유도해야 할 시점이지만 경쟁사들이 이 같은 흐름으로 나설 때 오히려 가격 우위를 점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보다 높은 원가 경쟁력, 쌓아놓은 여유 자금 등을 바탕으로 2010년대 일본과의 메모리 ‘치킨게임’을 재연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 투자액을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등 긴축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의 전망대로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한다면 아무리 삼성전자라도 감산 전환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바짝 조인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 투자 규모를 더 줄여야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21일 예정된 메모리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2023년 1분기(2022년 9~11월) 실적 발표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메모리 업황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마이크론의 실적에 따라 시장 전체의 생산량 조절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하회하면 투자 위축, 감산으로 이어지는 불황 사이클의 장기화가 현실화할 우려가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다음 날인 22일 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전략 모색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계속되는 시장 한파 속에 삼성전자가 감산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결정이 없다면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역시 내년 2분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산 계획을 밝힐 가능성을 점쳤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쌓아놓은 현금으로 버틴다고 해도 사업 부문의 적자가 발생하면 이 같은 방침을 더 이어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어떤 방식을 택하든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반도체 사이클 반등 시기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시설 투자, 생산량 등을 줄이는 것과 관계없이 이후 시장에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면서 기술 경쟁력 우위는 지켜나가겠다는 생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뉴스룸을 통해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선임연구위원과의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내년 하반기 이후 시장 반등 가능성을 예고했다. 김 위원은 “현재의 전반적인 업황 악화가 이어지다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 제품인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공략을 가속화해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R 교체 수요 흐름을 타면 예상보다 빠른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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