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태풍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의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국내 산업계 전체로 최대 2조 4000억원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1일 발간한 ‘철강 생산 차질의 경제적 영향 점검’(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지난 9월 태풍 힌남노에 의해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한 이후 포항지역 철강산업의 수급 차질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이 침수 피해 100일 만인 지난 15일 재가동되는 등 빠른 복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완전한 정상화 시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침수 피해 발생 이후 포항 지역 조강생산량(전년 동기 대비 기준)은 9월 62.9%, 10월 29.4% 급감했고, 같은 기간 포항 철강제품 수출도 각각 56.5%와 38.5%씩 줄어들었다.
다만 11월 현재까지 조선과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에서 철강재 수급 차질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철강재 공급 충격의 영향을 공급유도모형을 통해 추산한 결과 주요 전방산업에서 5000억∼7000억원, 산업 전체로는 1조5000억∼2조4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야기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포항제철소 제2열연 공장이 조기 재가동되면서 산업별 파급영향은 추정범위 하단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설비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자동차산업의 전기강판, 조선의 특수강 부문에서 수급 문제가 발생해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철강재는 산업의 핵심 중간재인 만큼 빠른 정상화가 긴요하다”며 “적정재고 비축과 조달처 다변화 등 생산 차질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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