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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현모 "경선 역제안, 국민연금 우려 해소 위한 것"

[경선 택한 구현모 첫 입장]

최대주주 마음 얻어 잡음 방지

우호지분 확보 경영권 공고히

내년 임원 인사도 지지부진

일각선 "대표 선임 속도내야"


연임 적격 판정에도 타 후보와 경쟁하겠다고 나선 구현모(사진) KT(030200) 대표가 ‘역제안’으로 국민연금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역제안 후 구 대표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독 후보로 무난하게 연임하는 대신 이사회와 주주의 선택을 받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지까지 얻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공학한림원 정기총회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역제안은 연임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주요주주가 대표 선임 과정에 대한 컨선(우려)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것”이라며 “주주의 우려를 해소시켜드리는 것이 대표 후보로서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가 언급한 주요주주는 KT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구 대표에 미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연초 박종욱 KT 사장의 사내이사·공동대표 선임을 비토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소유구조가 분산된 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KT텔레캅을 현장조사하자, 구 대표 연임에 정권 차원의 견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따랐다.

공정위가 KT텔레캅을 조사한 다음날, 구 대표는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아 단독 후보가 됐다. 그러나 이사회에 “복수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역제안에 나섰다. 타 후보와 경쟁을 통해 연임해야 국민연금 등 주변에서 나오는 ‘잡음’을 없앨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후 KT 이사회는 신규 대표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하마평에는 KT 출신 내외부 후보들이 언급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임헌문 전 KT 사장,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연학 전 KT 부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 언급된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사회는 경쟁력 높은 후보 영입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할 대항마가 없어 구 대표가 주총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 대표는 재임 기간 현대차그룹·신한은행 등과 지분교환을 통해 탄탄한 우호지분을 확보해놨다. 실적과 주가가 좋아 외국인 주주의 지지도 높은 편이다. 구 대표가 경선을 통해 도리어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가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차기 대표가 미정인 상황에서 KT는 내년 임원 인사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가 바뀐다면 기존 사업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KT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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