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지수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위기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향후 금융안정에 가장 유의해야 할 것으로 부동산 경착륙을 꼽았다. 다만 현재 집값 하락 폭은 급락 단계가 아니고 조정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나 향후 집값 하락 폭이 확대되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 참석해 향후 금융안정에 가장 유의해야 할 부문에 대해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조정되면 차주 부실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금융기관 건전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집값이 오른 폭이 40% 수준인데 올해 하락 폭이 10.4%에 그쳤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과 연착륙을 판단하는 기준은 금융기관 시스템이 감내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데 아직까지는 기업이나 가계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지금 주택가격 하락 국면을 급락이라기보단 조정 국면에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라며 “향후 관건은 미국 긴축 기조 강화에 따른 주택가격 하방 압력이고, 국내 금융 자체가 주택 금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에 저해되지 않는 수준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하락 정도가 더 가팔라진다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금융기관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국장은 “주택가격 하락 정도가 PF 사업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하락 정도에 따라 부실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안정이 저해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부총재보는 “저금리 기조에서 금융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민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등 효과를 얻었다”라며 “다른 측면에서는 차주의 상환 부담이 늘어나고 자산 가격이 급격히 조정받는 압력이 나타났기 때문에 새로운 금융 불안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금리 상승으로 금융안정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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