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베트남은행만의 디지털 특화 전략은 한마디로 ‘패스트 팔로어’입니다. 한국의 신한은행과 베트남 현지 대형 은행 및 플랫폼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잘 살펴보고 빠르게 벤치마킹할 계획입니다.”
정경원(사진) 신한베트남은행 부법인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의 디지털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정 부법인장은 리테일사업 부문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기 위해 올해 5월 ‘은행 속 은행’ 콘셉트로 출범한 ‘퓨처뱅크그룹’ 그룹장을 겸임하며 신한베트남은행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현지 은행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해 약 1억 11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 자리에 올랐지만 베트남 전체 시장점유율은 아직 1~2%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1위’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 부법인장의 포부다.
정 부법인장은 “호찌민·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46개 지점을 운영 중이지만 연간 개점할 수 있는 지점 수가 5개로 제한돼 오프라인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며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기반으로 디지털이 성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금융 당국의 규제에 발을 맞추면서도 국내외에서 성공적이었던 결과물들은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지난해 말 약 23만 명이던 신한은행 모바일 플랫폼 ‘신한 쏠(SOL) 베트남’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해 말께 40만 명 수준까지 늘었다. 정 부법인장은 “현지 고객의 선호도에 맞춰 이달 초 애플리케이션 사용자환경·경험(UI·UX)을 전면 고도화했다”며 “지난해 말 기준 150여 개였던 기능 역시 현재는 350여 개로 늘었다”고 전했다.
디지털 전략은 패스트 팔로어지만 신한베트남은행의 기술 수준은 퍼스트 무버라고 정 부법인장은 강조한다. 올해 8월 베트남 은행권 최초로 100%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디지털 컨슈머론’을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에만 MZ세대 대상 적금 등 3종의 대표 디지털 수신 상품을 선보였다. 비대면 계좌 개설을 위한 ‘e-KYC’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10만 명이 유입됐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 같은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를 현지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확장할 계획이다. 정 부법인장은 “e커머스 플랫폼 티키, 음식 주문 플랫폼 배달의민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잘로, 베트남 1위 전자지갑 업체 모모 등 빅테크사들과 제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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