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자에게 2022년은 씁쓸한 한 해였다. 증시를 떠난 투자자들도 많지만 여전히 기대를 품고 있는 개미들 규모 역시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새해 첫 달인 1월의 증시 향방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증권가의 시각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통상 막연한 상승 기대감으로 지수가 오르던 1월 효과가 내년에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국내 증시가 내년 1월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1월 효과란 대표적인 캘린더 효과(계절 효과) 중 하나로 신년에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돼 1월 지수 상승률이 다른 달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코스피의 매년 1월 평균 수익률은 2.2%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로는 70% 확률로 1월 상승률이 다른 달보다 큰 1월 효과가 증시에 찾아왔다는 통계도 있다.
문제는 상반기까지 경기 침체 우려가 단계적으로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1월 효과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반한 현상으로 기업의 본연 가치, 성장성과는 무관하다는 특성이 있다. 내년 초반까지 기업의 외형적 이익이 줄어들 여지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적어 1월 효과가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직전 연도 주요 자산 수익률이 부진했을 경우 다음 해 1월 효과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1월은 4분기에 대한 거시 데이터, 기업들의 실적 등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되는 기간이라 현재 국내 증시에 침체가 반영된 정도와 경제가 처한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서도 “투자자 관점에서 이익 전망 등에 있어 바닥 수준을 찾으려는 것은 언제든지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가득 찬 상황이다. 우선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40원대까지 오르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하지만 환율이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내년 초반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긴축 관련 불확실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월부터 2억 7331만 주의 의무보유등록 해제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는 점도 부담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3억 1742만 주)보다는 13.9% 감소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출회할 예정이다. 전월보다는 21% 늘어난다. 스킨앤스킨(6103만 주), 해성옵틱스(3200만 주)를 비롯해 57개 종목의 의무보유등록이 해제되는 만큼 해당 종목들의 주가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다만 중소형주 위주로 1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통상 코스닥의 1월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높은 경향이 있는 만큼 일부 중소형주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이익 전망 바닥 다지기가 아직 관찰되지 않는 점도 중소형주 위주의 수급 모멘텀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1월까지는 그간 소외됐던 디스플레이·헬스케어·자동차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반대로 비중 확대를 유지했던 금융의 비중은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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