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약속한 연결 경험의 완성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앞둔 4일(현지 시간)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가진 프레스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참석자들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CES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인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超)연결 시대(Bringing Calm to Our Connected World)’를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강조한 셈이다. 한 부회장은 “연결에 너무 품이 많이 든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며 “앞으로 다가올 초연결 시대에 삼성의 기술로 디지털 세상을 조화롭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술이 주는 행복과 풍요로움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한 부회장 외에 각 사업 분야 담당 임원들과 외부 연사들도 참석해 삼성전자의 탄소 중립 노력과 스마트싱스를 통한 미래 연결 방식을 소개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140억 개가량의 기기들을 원활하게 연결하면 사람들의 일상과 지구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기술 비전의 핵심 내용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언론인과 거래선 등 무려 13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삼성전자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각국에서 온 취재진 가운데는 행사 시작 1시간여 전부터 줄을 선 사람도 있었다.
초연결과 관련한 새 스마트싱스 허브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공개는 이날 행사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다.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사물인터넷(IoT) 연동 표준인 ‘매터’를 지원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뿐 아니라 구글·아마존·애플 등 다른 제조사들의 스마트 홈 관련 기기와도 쉽게 연동된다. 사용자는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집안에서 스마트 TV·세탁기·냉장고·에어컨·조명·커튼·전원 콘센트 등을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다. 15개 가전 브랜드 연합체인 홈연결성연합(HCA) 회원 중에서도 스마트폰과 가전 제품군을 모두 갖춘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사실상 앞으로 가전 제조사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회사의 적극적인 비전이 담겼다.
정재연 삼성전자 디바이스플랫폼센터 부사장은 “삼성 스마트싱스는 이제 단순한 IoT 플랫폼이 아니라 고객에게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탄소 중립 노력을 부각하는 데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정인희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상무는 “더 많은 제품에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신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제고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막에 앞서 이날 취재진이 미리 찾은 삼성전자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CES 부스에도 단순 제품을 전시한 공간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두 글로벌 거래선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만 CES 최대 규모 부스를 꽉 채웠다.
삼성전자 전시관은 입구부터 가로 약 8.6m, 세로 약 4.3m의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등 총 5개의 화면이 압도적 초연결 경험이 무엇인지를 웅변하듯 우뚝 서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대용량 통합 온실가스 처리시설(RCS), 미래형 주거 형태인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홈’, 연결 기기들의 소모 전력량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에너지’, 화면의 윤곽선을 강조해 저시력자들의 TV 시청을 돕는 ‘릴루미노’ 모드, 인공지능(AI)을 통해 가리지 않는 위치에 자막 방송을 보여주는 ‘오토 캡션 모드’, 차량 운전자의 컨디션을 파악하는 ‘하만 레디 케어’ 솔루션 등 신기술을 잇따라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IT업계의 침체가 올 하반기부터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올해엔 기기와 소프트웨어 간 연결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CES에서 자사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글로벌 안전인증 업체인 UL의 UDR 마크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UDR 마크는 디스플레이 밝기(휘도)의 우수성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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