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뿐 아니라 보험사와 카드사들도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카드사들은 이미 해당 국가에 진출한 은행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보험·카드사들은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화재는 일반 보험 부문 산하 글로벌전략팀을 신설했다. 글로벌전략팀은 기존 글로벌사업부 투자전략파트의 업무 세분화에 따라 격상된 조직이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새해부터 영국 등 해외 출장길에 올라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KB국민카드 역시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해외 진출 전략 추진과 해외 현지 법인의 경영 관리 강화를 위해 글로벌사업본부를 그룹으로 격상했다.
보험사 중 가장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2005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 사무소를 개설한 후 2009년 4월 한국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젊은 층이 많아 보험 침투율과 밀도가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만큼 보험업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은 “지난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세전이익은 법인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보험사 중 해외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낼 회사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온라인 비대면 연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장 확대에도 뛰어들고 있다. 보험 침투율이 낮은 시장 특성상 연금보험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지주 산하 금융 계열사들은 이미 해외에 진출해 자리 잡고 있는 은행 등과 시너지를 내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에 이미 자리를 잡은 신한은행·신한카드 등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방카슈랑스 판매 채널 등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이 20년 전부터 기반을 다진 인도네시아에서 할부 금융사 ‘바타비야프로스페린도파이낸스’의 주식 지분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자동차 금융 사업에 나섰다. 서혁진 인도네시아 우리파이낸스 법인장은 “금융지주 산하에 있는 만큼 차입이 용이하고 차입 금리도 일반 여전사보다 낮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소다라은행 점포와 우리파이낸스 점포가 겹치지 않는 만큼 경우에 따라 소개 영업을 하는 등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인도네시아 법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FMF)의 경우 KB부코핀은행 지점을 활용한 ‘코로케이션(co-location)’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KB부코핀은행 점포에서 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KB FMF 할부 금융 상품도 함께 판매하는 방식이다. 황주현 KB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 법인장은 “부코핀과의 협력을 통해 KB금융 브랜드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홍보하고 양사 고객이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대상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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