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국채는 아직도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상품입니다. 10년 만기 국채나 3~5년물 회사채, 한전채, 카드채 등 다양한 채권을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엔화로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NH투자증권의 30억 원 이상 고액 자산가 전담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 ‘프리미어블루’를 이끌고 있는 이재경 대표(전무)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채권 투자를 강력히 추천했다. 그는 “지금 채권을 사지 않으면 돈 벌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조바심이 난다”며 “지난해 가을 이후 강력하게 채권을 매수해야 한다고 권했는데 아직 기회의 창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금 규모가 크고 투자 기간이 길면 국채,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카드채나 캐피털채가 좋다”면서 "하반기에는 환율 상황을 보면서 미국 국채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액 자산가일수록 채권의 비중이 많게 가져가는데 50% 이상도 많다”며 “지금은 채권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올해 주식시장은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실물경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올해 증시는 종목별 차별화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종목을 판별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가 개별 종목을 발목에 사서 머리에 팔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최근 고전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했다. 이 대표는 “주식보다는 오히려 ELS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달러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2~3년간 달러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고객들도 지난해 말 1달러가 1400원을 넘나들자 보유 비중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가들은 달러 자산의 3분의 1를 정리했다”며 “환차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수익을 실현해 다른 자산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엔화를 꼽았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달러당 150엔을 기록하는 등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고 올해 들어서는 1달러당 130엔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싼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엔화를 환전해 일본 주식을 사라”며 “개별 종목을 모른다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나스닥이나 S&P ETF를 추천한다”고 했다.
비상장 주식은 아직 비싸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상장 주식들은 10배 오른 뒤 4분의 1 정도만 빠진 상황”이라고 봤다. 그는 “좀비 같은 기업들도 많고 자금 조달로 겨우 연명하는 곳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각 업종에서 점유율이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는 곳들에 주목해 올 한 해 동안 나눠 투자하라”고 설명했다. 달러 대체제로 주목되는 금은 변동성이 크다며 추천하지 않았다.
고액 자산가들의 주거용 부동산 수요 역시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규제 완화에도 부동산 수요가 반등할지는 지켜볼 일”이라며 “오히려 해외 부동산 수요가 계속 이어져 관련 제휴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빌딩 투자는 고금리 상황에서도 법인 수요로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수익률보다 번 금액이 얼마인지를 늘 확인하면서 투자해야 한다”며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수익 금액을 늘리는 방식을 택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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