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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소상공인 폐업 공제지원금 역대 최고

작년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 총지원금 지급액 역대 최고

1년새 9040억→9682억원 증가…평균 지급액 1000만원 돌파

3중고 시련에 코로나 버텨낸 고참 소상공인조차 폐업 선택

“50년만에 첫 적자…적금 이자 8% 받는데 뭣하러 사업하나"

금리 급등, 전기료 인상, 원가 부담에 올해도 줄폐업 이어질 듯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대형 빌딩 입구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생활 안정과 노후보장을 목적으로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한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폐업공제금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를 견딘 중고참 사장님들조차 3중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충격을 견디다 못해 수십년간 부은 공제금을 깨고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올해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8시간 연장근로제 일몰, 전기료 인상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줄폐업이 예상된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노란우산공제 폐업지원금 총 지급액은 9681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액이었던 2021년 기록(9040억4030만원)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라 2007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공제 제도다. 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이 폐업·퇴임·사망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퇴직금이나 목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최대 연간 5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폐업·사망 등의 경우 복리 이자율로 공제금을 받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폐업지원 건수는 줄어든 반면 지원액이 늘었다는 점이다. 지원 건수는 2021년 9만5462건에서 2022년 9만1148건으로 줄었지만 총 지급액은 같은 기간 7% 증가했다. 일반적으로는 지원 건수와 지급액 증감 추이가 비슷하지만 지난해에는 반대 양상을 보였다.



자료제공=중기부


이를 두고 중소기업계에서는 2년간 코로나19 타격을 견뎌낸 소상공인조차 버텨내기 힘들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는 그동안 벌어둔 돈과 정부 지원금으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금리와 물가가 무섭게 치솟으면서 폐업 말고는 선택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금리 인상 충격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하반기 폐업지원금 총지급액은 5438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4375억1600만원) 대비 24% 급증했다. 지급 건수 역시 같은 기간 4만7069건에서 5만706건으로 증가했다.

소상공인들은 최근 경제 상황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엔데믹(코로나19 풍토병화) 시대로 전환하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급증했고 물가 및 환율 급등,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폭되면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1년보다 상황이 악화됐다.

수십년간 가게와 회사를 운영한 소상공인과 중소 기업인들조차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이익은 커녕 예상 밖 적자를 보게 된 상황에서 은행 예적금 이자가 오르면서 장사를 접고 은행에 현금을 넣어두려는 유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021년 7.5%에서 4.8%로 3%p 급락한 반면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저축은행 등 시중은행 적금 금리는 7%를 넘어섰다. 전남에서 제조사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50년동안 회사를 경영해왔지만 작년 처음으로 적자를 본 것 같다"며 “요즘 은행에 가면 적금 금리가 7~8%를 준다는데 이럴바엔 차라리 공장, 설비 다 팔고 은행에 돈을 맡기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대한 8시간 추가연장근로 불허, 전기료 인상 등이 겹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폐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급하는 점포철거지원금은 2020년 184억1900만원→2021년 235억800만원→2022년 259억4900만원으로 꾸준이 늘고 있다. 열처리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한 대표는 “최저임금, 금리가 오르고 정부가 전기요금까지 올렸는데 중소기업 보고 죽으라는 얘기와 다름없다"며 “작년까지 진짜 힘들다면서도 어찌어찌 버텼지만 올해는 정말 문 닫는 곳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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