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경쟁사인 bhc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송 청구 소송이 2심에서 뒤집혀 BBQ가 승소했다. 2013년 BBQ가 당시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점포 수 부풀리기’ 논란의 책임이 박현종 bhc회장에게 있다는 취지의 2심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8민사부는 이날 BBQ가 지난 2019년 박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7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박 회장은 BBQ에 27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21년 1월 1심 판결 때는 원고 청구가 기각돼 BBQ가 졌지만, 이번에는 판결이 뒤집혀 BBQ가 일부 승소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BBQ가 지난 2013년 bhc를 1130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매수자인 미국계 사모펀드 CVCI가 “가맹점 수를 부풀려 BBQ가 회사를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팔았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CVCI 측은 계약하자를 주장하며 약 100억원의 잔금 지급을 거절하고, 2014년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2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분쟁을 신청했다.
이후 BBQ는 손해배상책임이 매각 작업을 주도했던 박현종 회장에게 있다고 보고, 박 회장을 상대로 구상권 성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BQ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2년 5월 BBQ에 입사해 2012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bhc 매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계약과정까지 담당했다. 박 회장은 매각과 동시에 CVCI로 자리를 옮겨 bhc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앞서 1심에서는 BBQ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회장이 매각 책임자임을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후 BBQ는 여러 차례에 걸쳐 내부 전산 서버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해 ICC중재소송이 진행되던 2015년 7월 박 회장이 BBQ 전산망을 해킹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bhc 매각이 진행된 2012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박 회장의 업무기록도 상당 부분 복구, 증거로 제출해 2심에서 승소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bhc는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bhc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아 본 뒤 등기이사 중 하나로 등재된 것만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지 등 판결 내용을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한 뒤 대법원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1심과 동일하게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BBQ가 bhc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침해금지 청구 소송에서는 bhc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제62민사부는 2020년 BBQ가 bhc의 ‘블랙올리브 치킨’이 자사의 ‘황금올리브 치킨’ 상표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제기한 상표권침해금지 청구 소송과 관련해 원고 청구를 이날 기각했다.
BBQ는 이번 판결에 대해 “올리브치킨은 18년간 사용하며 막대한 비용 및 노력을 들여 광고, 홍보해 널리 알려진 브랜드임에도 재판부가 이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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