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년 2개월 만에 최장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것이 배경이다.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3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고 있다. 상승장이 이어질 수 있을까. 4분기 기업 실적이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0.99포인트(0.89%) 상승한 2386.0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5680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2조 9202억 원을 샀다. 긴축 완화에 따른 물동량 상승 기대감에 팬오션(028670)(9.06%), HMM(7.02%), CJ대한통운(4.39%), 대한항공(003490)(3.39%) 등 운송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국내 지수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것은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이유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 올라 예상치(6.5%)에 부합했다. 2021년 10월 이후 1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CPI 결과 발표 후 안도하는 모습이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CPI가 컨센서스에 완벽하게 부합했다”며 “최근 2개월 이전에는 시장의 예상을 대부분 웃돌던 물가 지표였기에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악화하는 기업 실적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상장사 188개 기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조 5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28.3% 줄어든 수치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3월 금리 인상 폭 축소 기대는 타당하지만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FOMC를 앞두고 박스권의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하락 모멘텀과 FOMC를 앞둔 불확실성이 엇갈리는 구간”이라며 “뚜렷한 시장 방향성이 없는 박스권 내 종목 장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빠른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 증시의 트렌드상 상승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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