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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째 적자' LGD, 고강도 사업구조 개편…LG엔솔·SK온은 해외공장 재검토

■ 대기업 긴축경영 본격화

KB 등 5대 시중은행 '희망퇴직'

금융권도 허리띠 졸라매기 분주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가 생산직에 이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자율휴직제도를 전격 시행하는 것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로 비용 절감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복합 위기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자발적 휴직자를 점점 늘려왔다. 지난해 11월 생산직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25일부터 그 범위를 사무직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의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4883억 원, 7593억 원씩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같은 해 4분기에도 LG디스플레이가 6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회사는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일부 인원을 계열사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 파주의 7세대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긴축 경영에 나선 기업은 LG디스플레이뿐이 아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도 지난해 11월부터 수원·광주·구미 사업장 복도 전등의 절반을 꺼놓았다. 실내 온도를 최대 5도가량 낮춘 사업장도 있다. 이 회사의 디바이스솔루션(DX·반도체) 부문은 같은 해 12월 ‘비상경영 체제 전환’이라는 공지문을 사내 연결망에 올리고 임직원들에게 해외 출장, 소모품 비용 등을 줄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명분으로 120명의 지역 전문가 파견도 돌연 취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도 자금 조달 부담에 미국 애리조나 공장 투자, 튀르키예 합작 공장 사업 계획을 각각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하자 올해 설비투자를 2022년의 50%가량으로 줄이기로 했다.



전통 제조 업체들이 흔들리면서 인력·비용·투자 감축 등 비상경영 분위기는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 업계에서는 5개 은행에서만 2000∼3000명의 은행원이 짐을 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에서 시작된 희망퇴직 바람은 하이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 등 증권사와 하나카드·신한카드 등 카드사에도 전이된 상태다.

개인 소비가 급감하면서 유통 업계도 직격타를 맞았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말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롯데하이마트(071840)도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했다. LG전자 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도 근속 연차에 따라 기본급 4~35개월 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최근 대다수 기업들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내수·수출이 모두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연 ‘수출 애로 타개 및 확대를 위한 긴급 대책 회의’에서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연구센터장은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10.5% 감소한 11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정보통신 산업의 올해 수출은 어두울 것”이라며 “세계 반도체 시장은 올해 3~4% 역성장할 것이고 중국의 디스플레이 추격은 턱밑까지 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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