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설 명절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채솟값 마저 껑충 뛰며 소비자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최근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생육이 부진했고, 시설 난방비 증가로 생산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기준 대파(1㎏) 가격은 3284원으로 1년 전(2780원)대비 18% 올랐다. 같은 기간 쪽파(1㎏) 값도 8449원에서 1만1128원으로 32%나 뛰었다. 대파의 경우 주산지인 전남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생산 물량이 대폭 감소해 가격이 상승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파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6% 감소했다.
오이 값도 치솟았다. 전국 오이(10개) 평균 소매가는 2만 514원으로 1년 전(1만 4247원)대비 44% 비싸졌다.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이 부족한 데다 생산지 인력 부족으로 토마토와 애호박 등으로 작목을 전환한 농가가 늘어난 탓이다. 대표 전 메뉴인 애호박 1개 가격도 2403원으로 1년 전보다 2%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날씨에 가장 민감한 채소인 상추와 깻잎 가격도 각각 2%, 16% 뛰었다. 무(1㎏) 가격 역시 1년 전보다 60% 뛴 4708원으로 전체 채소 가격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가격도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 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은 각각 전년 동기간 대비 38%, 32%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른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하락한 품복은 분유(-3.1%)와 즉석밥(-0.2%), 생수(-0.2%) 등 뿐이었다.
채소와 가공식품 가격이 치솟자 소비자들은 밀키트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를 포함한 일주일 간(1월 27일~2월 2일) 간편식 매출은 직전주 대비 70% 증가했다. 올해 역시 설 연휴를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밀키트 매출은 20% 이상 신장률을 보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 차례상을 간소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까지 덮치며 밀키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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