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5개월 만에 2만3000달러를 돌파하는가 하면 김치프리미엄도 1%대를 넘어섰다. 국내 주식시장이 설 연휴로 24일까지 휴장하는 데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설 상여금과 세뱃돈 일부가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오후 3시 7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285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초 2100만원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도 되지 않아 30% 이상 올랐다. 바이낸스 달러 기준으로는 개당 2만2882달러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에 원화로는 2900만원, 달러 기준으로는 2만3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2만3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8월19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같은 시각 국내와 해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1%대를 넘어섰다. 김치프리미엄이 플러스이면 국내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높다는 얘기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많을 때 김치프리미엄은 높게 형성된다. 실제 이달 초 600억원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일 거래대금(업비트 기준)은 최근엔 1800억~2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김치프리미엄의 경우 FTX사태 이후 줄곧 비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마이너스이거나 0%대를 오갔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간부들이 잇달아 긴축 완화 신호를 낸 영향으로 보인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지난 20일 시카고대 강연에서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우리는 하던 일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을 억제하는 제한선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이후 인상 속도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4차례 연속 0.75%p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12월 인상 폭을 0.5%p로 줄인 데 이어 오는 2월에는 0.25%p만 인상할 예정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크리스 월러 연준 이사도 "금리인상을 지속해야 하지만 속도는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Fed의 블랙아웃(blackout) 기간과 국내 주식시장 휴장 등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블랙아웃이란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거시 경제나 통화 정책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삼가하도록 한 규정이다. FOMC 정례회의로부터 2주 전 시작해 회의 이튿날 자정에 종료된다. 2월 FOMC 정례회의는 이달 31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리기 때문에 지난 21일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적어도 다음달 2일까지는 Fed 위원들의 깜작 발언 탓에 미국 주식시장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일 일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설 연휴 기간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24일까지 휴장하는 점도 암호화폐 시장엔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세가 한 풀꺾이면서 금리 정점론이 나오는 등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면서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김치프리미엄이 올라가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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