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거래(C2C) 플랫폼에 힘주고 있는 네이버가 올해 명품 중고거래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키운다. 최근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시크’를 운영하는 계열사의 리더십(대표체제) 개편을 통해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시크 운영사 ‘팹’은 지난달 말 류진혁 공동대표가 물러나고 김건호 공동대표가 단독대표로 선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리더십 개편의 취지를 “지난 반년 간은 회사가 공동대표 체제에서 시크 플랫폼(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네이버카페(시크먼트)를 함께 운영했다”며 “시크가 시장에서 자리잡은 올해부터는 플랫폼 운영 전문가의 단독대표 체제에서 본격적인 C2C 플랫폼 운영에 집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크는 2011년 류 전 대표가 개설한 네이버 카페이자, 60만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명품 중고거래 커뮤니티 ‘시크먼트’를 모바일 앱으로 확장한 서비스다. 지난해 6월 출시됐다. 출시에 앞서 같은 해 3월 네이버는 운영사 팹을 70억 원에 인수, 한정판 상품 거래 플랫폼 계열사 ‘크림’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류 전 대표가 공동대표로서 지난해 시크의 초기 운영을 맡았다. 발란·트렌비·머스트잇 ‘빅3’가 선점한 7조 원 규모의 국내 명품 거래 시장에서 네이버 카페 시크먼트와의 서비스 연동을 통해 이용자를 빠르게 유입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지난 7개월 간 거래액 310억 원을 달성했는데, 업계 1위 발란의 사업 초기인 2019년 거래액(256억 원)을 웃도는 만큼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크는 리더십 개편을 계기로 네이버 카페와 독립된 C2C 플랫폼으로서 본격적인 성장을 꾀한다. 류 전 대표는 다시 네이버 카페 운영에 집중하고 김 대표가 단독대표로서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가 시크 운영을 위해 영입한 뷰티·소비재 사업 전문가다. 화장품 제조·판매사 알엘에이피의 공동창업자이자 부대표로서 화장품 브랜드 ‘로벡틴’을 출시·운영했고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소비재 전문 컨설턴트로 일했다.
성장 계획의 하나로 시크는 지난달 처음으로 수익모델인 정품 검수비용 3만원과 최고 1%의 구매 수수료를 도입했다. 판매자 정산과 배송을 지원하는 ‘시크 피프티’ 등 서비스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C2C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명품 중고거래로도 확장해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겠다”고 했다.
네이버는 오랜 커뮤니티 운영 경험과 국내 1위 커머스(상거래) 플랫폼 역량을 앞세워 C2C 플랫폼을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 중이다. 크림(한국)·빈티지시티(일본)에 이어 최근 미국 최대 패션(의류)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시크의 사업모델을 앞서 구현한 유럽 최대의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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