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과 아티스트가 온라인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팬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팬 플랫폼 디어유(376300) 버블과 하이브(352820)의 위버스가 양강 체제를 이루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자체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며 수익성도 강화하고 있다.
팬 플랫폼의 성장은 매우 빠르다. 버블의 출시는 2020년 2월인데, 100만 구독 달성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디어유의 시가총액은 9000억 원으로, SM의 시가총액 1조 9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나 된다. 버블은 최근 NC소프트의 팬 플랫폼 유니버스를 인수하며 더욱 몸집을 키웠다. 위버스도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흡수했다.
여기에 가속을 붙이는 것이 글로벌 진출 확대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버블을 활용했던 아티스트 360명에 유니버스 200명이 추가돼 최소 50만 명 수준의 구독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한한령 해제와 맞물려 글로벌 진출도 앞두고 있고, 일본 아티스트도 영입하는 등 확장 모멘텀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버블에는 위버스를 사용 중인 하이브·YG 외 대부분의 K팝 아티스트들이 포함돼 있다. 19일에는 아이브를 보유한 스타십엔터테인먼트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위버스를 이용한 국가·지역은 245곳에 달하고, 커뮤니티 누적 가입자 수는 5390만 명에 이른다. 2022년 연말 기준 78팀의 아티스트가 글로벌 팬덤을 만나고 있다. 뉴 호프 클럽·제레미 주커 등 해외 아티스트들도 위버스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올해 하이브는 해외에서 신인 아티스트를 데뷔시키는데, 이들 역시 위버스를 활용해 팬덤과 소통할 예정이다.
팬 플랫폼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은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위버스는 지난 19일 배우 김선호의 커뮤니티를 오픈했다. 버블은 ‘버블 포 액터스’ ‘버블 포 스포츠’ ‘버블 포 트레저헌터’ 등을 운영하며 배우·댄서·운동선수·인플루언서들의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최근 팬 플랫폼들은 라이브 기능을 추가하며 팬덤의 결집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버블라이브’의 오픈베타를 실시한 버블은 17일 ‘버블 포 액터스’, 25일 ‘버블 포 스포츠’에 라이브 기능을 추가했다. 위버스도 지난해 7월 ‘위버스 라이브’를 도입했다. 라이브 등 앱 내 콘텐츠는 플랫폼 독점 콘텐츠로, 유튜브 등을 통해서는 만나볼 수 없어 팬들의 구독과 결제를 유도한다. 위버스는 지난해 제이홉의 롤라팔루자 공연도 생중계했다.
팬 플랫폼을 통해 결집한 팬덤은 수익과도 직결된다. 뉴진스 전용 팬 플랫폼 ‘포닝’을 통해 유료 구독 모델을 시험해 본 하이브는 상반기 중 위버스에 유료 구독 모델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플랫폼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화폐인 ‘위버스 젤리’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700만 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묶어 두겠다는 전략이다.
앨범·MD 등도 팬 플랫폼을 통해 공급된다. 위버스는 세븐틴의 앨범 ‘페이스 더 선’을 지난해 위버스 앨범의 형태로 발매했고, 현재까지 발매된 9종의 위버스 앨범을 이용한 팬은 198개국 32만 명에 달한다. 위버스는 ‘위버스샵’을 통해 아티스트들의 MD도 판매 중이다. 하이브 매출의 상당수가 MD 매출인 만큼 팬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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