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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나?"…한달새 벌써 2조 '뭉칫돈' 몰렸다 [코주부]

과거 발행됐던 삼성전자 회사채.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지난해 개미투자자의 원픽은 채권이었습니다. 2021년 4조5675억 원이었던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20조6113억 원으로 351.2%나 급증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긴축 행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악재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채권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러브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오늘 <코주부>에서는 최근의 채권 강세 이유와 투자 전략에 대해 짚어드리겠습니다.

연초부터 채권 랠리…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


채권개미들은 연초부터 지난 20일까지 2조 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기세입니다. 지난해 채권 매수 촉매제는 기준금리 ‘인상’이었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금리도 올라가니까요(채권 금리는 기준금리를 반영해 결정).

그런데 해가 바뀌자 채권 매수 이유가 기준금리 ‘인하’로 180도 달라졌습니다. 금리가 떨어져 채권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설명은 아래 박스??)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경기둔화 우려가 더 커서 연준이 기존 결정을 뒤집고 올 하반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국채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새해 첫 거래일에 연 3.782%를 기록했던 3년물 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지난 13일 연 3.369%까지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현재 국고채는 3년물뿐 아니라 2∼50년물 금리가 모두 기준금리보다 낮습니다.

이 같은 금리 분위기에 더해 정부의 채권 지원책(50조원+α 유동성 지원, 비우량 채권 지원 강화, ISA 통해 회사채 투자시 비과세 혜택 예정), 다양한 상품 출시 등도 채권을 향한 러브콜을 늘리고 있습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왜?

예를 들어 액면가 1000원, 연 10% 금리, 1년 만기인 A회사채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A회사채를 산 사람은 1년 후 이자 포함 1100원을 받을 수 있죠. 그런데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액면가 1000원, 연 20% 금리, 1년 만기인 B회사채가 나온다면? A회사채를 산 투자자는 속상해집니다. 조금만 기다렸다가 B채권을 샀으면 1년 후에 1200원을 받을 수 있는데 너무 성급했나 싶어지죠. 게다가 B채권의 발행으로 A채권을 찾는 사람들이 줄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채권 가격마저 떨어지게 됩니다. 채권 가격이 그대로라면 B채권과 비교해 경쟁력이 없어져 투자자들이 쳐다도 안볼테니까요. 채권과 금리 관계 상세한 설명은 이전 레터(다시보기)를 참고하세요!


경기둔화는 양날의 검…투자 위험도 커져




기준금리 인하와 채권 부실화. 경기둔화가 이끌어 낼 수 있는 결과물입니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경기도 안 좋은데 금리마저 높으면 대출받은 가계의 소비 여력이 더 줄어드니까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오르겠죠? 지금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호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채권 금리도 떨어집니다. 말씀드린 대로 이미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부 투자자들은 더 높은 이자를 주는 비우량채권(A등급 이하)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기업금융(IB)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우량채권 금리도 낮아져 투자자들이 비우량 채권을 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습니다. 실제 증권사 리테일(개인투자자) 채권 부서에 있는 관계자는 “A등급 채권이 이미 다 소진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비우량채권 상품에 대한 투자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기사 참고)

문제는 2분기 신용등급 평가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간 경기도 안 좋았고,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A등급 바로 아래인 BBB까지 투자 적격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경기침체기에는 등급이 한 번에 2~3단계씩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기업이 망하지 않는 이상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에 이자까지 받을 수 있으니 손실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투자는 심리라고 하잖아요. 투자등급이 몇 단계 떨어진 채권을 존버할 수 있는 투자자가 얼마나 될까요? 싼 값에라도 팔면 다행이지만, 매수자가 없으면 팔 수조차 없습니다.

얼마 전 올해 첫 A등급 회사채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효성화학은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어요.(기사 참고).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우량? 비우량? 투자전략은 이렇게




투자 성향과 채권에 대한 지식 수준에 따라 투자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 투자 초보자라면? AA 이상 우량채권 매수를 권합니다. AA등급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지난 23년 동안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간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

만기 시점까지 보유할 경우 시중 금리 변동에 상관 없이 매수 시점의 만기수익률(YTM)을 얻을 수 있는 상품. 채권에 투자하는 효과+ETF라 유동성 확보도 가능.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KB자산운용의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 등 총 10종 출시.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안전자산인 채권의 가치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면서도 “AA- 이상의 우량회사채나 만기매칭형 채권 ETF에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채권 좀 안다, 그리고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원한다면 그룹 계열사의 A등급 채권을 노려볼 만합니다. 증권사에서 회사채 업무를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수직계열화”라며 “재무구조 등의 이유로 등급은 A지만 그룹사가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BBB등급 투자까지 생각하신다면 부채는 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비우량이라고 무조건 위험하다, 투자해선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우량 채권은 비우량 채권보다 안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에디터는 기관과 같은 보수적인 접근법 추천드려요. 그리고 등급에 상관 없이 투자 전 채권에 대한 공부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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