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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쏟아낸 사회자 이창용 “달러 어떻게 될까요? 中 경제 5% 성장할까요?”

이창용·신현송 Q&A 방식으로 경제 진단

달러·국제 유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

원자재 가격 안정에 유럽서 연착륙 기대감

中 경제 5%대 회복하겠지만 의존 낮춰야

李 “FOMC 후 금융시장 반응 어떨지 관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23.02.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환율과 국제유가, 중국 경제성장률 등 올해 국내외 경제 향방을 좌우할 각종 변수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두 경제 석학은 올해 중국 경제가 5%대 성장할 것이란 관측에 공감하면서 환율과 유가가 점차 안정될 것이란 기대를 내놓았다.

이날 이 총재는 한은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공동세미나에서 신 국장의 기조연설 이후 사회자로 나서서 약 15분 동안 대담 형식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총재는 별도의 환영사를 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신 국장에게 기업인들의 사전 질문과 평소 궁금했던 사안을 물어봤다.

먼저 이 총재는 첫 번째 질문으로 환율 전망을 던졌다. 이에 신 국장은 “환율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통화정책이 큰 몫을 차지한다”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도 인플레이션 대응이 급선무인 만큼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안정이 된다면 금융긴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면 달러로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물가 예측치에 변동이 없는 한 추세적으로 볼 때 지난해 많이 오른 달러가 안정될 것이란 전제”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23.02.01


두 번째 질문은 중국 경제다. 이 총재는 ‘중국에 납품하는 수출 중소기업인데 미·중 갈등으로 새로운 납품업체를 찾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 궁금하다. 중국을 포기할 수 있을까?’라는 한 기업인의 사전 질의를 대신 던졌다.

신 국장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거래 상대방의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중국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한국기업 입장에서 몇몇 전략적인 품목을 제외하면 미중 갈등이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총재도 “최근 중국 임금도 오르고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생겼다”라며 “한은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 특혜를 누렸던 것에서 벗어나 중국 의존도를 바꿀 때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5.2%로 큰 폭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해 동의하는지도 물었다. 신 국장은 “BIS는 IMF와 달라서 예측하진 않지만 저희도 견해가 비슷하다”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도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가 -2%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0%로 성장하면서 올해 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지난해 저점으로부터 기술적으로 반등하면서 얼마나 많은 회복 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23.02.01


세 번째 질문은 미국과 유럽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다. 신 국장은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에 큰 충격을 주고 경기 침체도 빠르게 일어나면서 한동안 암울한 상황이었다”라며 “최근엔 원자재 가격도 안정되고 달러화 가치도 안정되면서 유럽에서는 오히려 연착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BIS 회의에 참석할 때까지만 해도 비관적이었다가 12월 이후 분위기가 바뀌는 느낌”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금융시장은 더 많이 반응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신 국장은 “항상 금융시장은 비관적일 땐 너무 비관적이고 다시 돌아서면 과잉 반응하는 현상이 항상 나타났다”라며 “중앙은행 임무라는 것이 시장 반응을 어느 정도 적절히 감안해서 실물경제에 맞게끔 금융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재도 “내일(2일) 아침 FOMC 결과나 다음 주 유럽중앙은행(ECB) 결정 이후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같은 견해를 유지할지 아니면 조정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23.02.01


네 번째 화두는 국제 유가로 옮겨졌다. 이 총재는 “한국은 석유 수입이 많기 때문에 유가도 중요하다”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 경제가 너무 빨리 회복하면 석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큰 폭은 아니더라도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신 국장은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 몇십 년 동안 많이 내려갔고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라며 “원유로부터 천연가스 등 다른 에너지로 많이 넘어왔기 때문에 원유 자체의 충격이 있겠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신흥국 부채 문제다. 이 총재가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면 금융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신 국장은 “흔히 가계 부채를 많이 걱정하는데 크게 걱정 안 했던 정부 부채가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세계 각국의) 재정 지출이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정부 부채가 많아진 상황에서 고금리에 어떻게 정부 지출과 재정을 운영하는가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려면서 신 국장은 “앞으로 (정부 부채 문제가) 새로운 테마로 부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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