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결재 바랍니다.”
앞으로 삼성전자(005930)에서는 이 같은 호칭이 일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수평 호칭’을 경영진과 임원까지 공식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공식석상에서 부를 땐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Jay(영어 이름), JY(이니셜), 재용 님 등으로 부르게 된다.
삼성전자는 1일 임직원들에게 “유연하고 열린 소통 문화를 위해 경영진·임원까지 수평 호칭을 확대한다”고 공지했다. 방침과 함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경영진끼리도 수평 호칭을 사용하고, 경영진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이나 간담회, 임원회의 등에서도 수평 호칭을 쓰도록 했다. 기존처럼 사장님·팀장님·상무님 등 직책·직급을 이용해 호칭하지 말고 한글 이름이나 별도 닉네임에 ‘님’을 붙여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에게 자신이 선호하는 이니셜이나 닉네임을 정해 사내 메신저망 프로필에 기재하도록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JH’, 정현호 부회장은 ‘HH’라고 닉네임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DX 부문을 중심으로 ‘상호 존댓말’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서로를 ‘OO님’이나 ‘프로님’으로 부른다. 회사는 이번 방침을 통해 경영진, 임원까지 대상이 확대되면서 상호 존중 문화가 더 깊이 뿌리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방침은 글로벌 기업답게 임직원 사이에서 대등한 소통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된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철학이 조직 문화 전반으로 확산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이날 MZ(1980~2000년대 초반) 직원들 사이에서는 가수 지드래곤에 빗댄 이 회장의 별명 ‘재드래곤’ ‘JD’도 호칭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우스갯소리로 회자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상호 존댓말 캠페인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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