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조 업체인 제이오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를 희망가 상단으로 확정했다. 연초 공모주 투자 열기가 소형주에서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4000억 원을 넘어설 중대형주로 확산할지 기업공개(IPO)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제이오는 1~2일 코스닥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가(1만~1만 3000원) 상단인 1만 3000원에 결정했다고 6일 공시했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4074억 원, 공모 규모는 520억 원으로 정해졌다. 제이오 수요예측에는 1174개 기관이 참여해 352.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참가 기관 중 70%(822곳)가 1만 30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
제이오는 지난해 11월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해 상장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당시 목표 시가총액이 4999억~5999억 원으로 기업가치가 높고 IPO 시장에서 인기를 잃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몸값을 산정한 것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은 미래 실적 전망치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매겨 고금리 압력이 높았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공모주 투자자 사이에서 기피 대상으로 여겨졌다.
제이오는 새해에 몸값을 최대 37% 낮춰 IPO에 재도전했다. 전체 공모 주식 중 27%를 차지한 구주 매출도 없애고 신주 발행도 기존 600만 주에서 400만 주로 33% 줄였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비율도 35.5%에서 24.6%로 낮췄다. 다만 미래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매긴 것 등은 IPO 흥행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이오가 일각의 우려를 날리고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업계에서는 “IPO 시장 회복세가 중형주나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한주라이트메탈(198940)·꿈비 등 소형주들이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한 가운데 제이오와 비슷하게 4000억 원 안팎의 목표 시가총액을 제시하며 지난달 코스닥에 입성한 티이엠씨(425040)도 공모가 대비 40% 높게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제이오는 7~8일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일반 청약을 실시한 후 2월 16일 코스닥에서 첫 거래가 이뤄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