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2조 원을 훌쩍 넘는 뭉치돈이 몰렸다. ‘AAA’ 신용등급을 앞세워 강세 발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SK(034730)텔레콤은 9일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조 3550억 원의 인수 자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각각 1000억 원을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 1조 850억 원, 1조 27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SK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도 최대 300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쏟아지는 매수 주문에 힘입어 강세 발행에도 성공했다. 3년물은 민평 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보다 31bp(1bp=0.01%포인트), 5년물은 48bp 낮은 금리로 발행 물량을 채웠다. 이에 따라 3년물 발행 금리는 3.9%로 예상되며, 5년물의 경우 4.1%대에서 발행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로 운영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3100억 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섰을 때도 2조 원에 달하는 주문을 모으며 흥행한 바 있다. 당시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냉각돼 있었지만 ‘AAA’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9월 말 GS에너지 이후 처음 강세 발행에 성공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당시 SK텔레콤의 수요예측 흥행이 회사채 투자 심리 반전으로 이어지면서 연초 KT(030200)·LG화학(051910) 등 우량채 강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채 시장 큰 손인 SK그룹의 자금 조달이 순항하는 점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7일 수요예측에서 2조 5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동원한 바 있다. SK디스커버리(006120)(신용등급 A+), SK에코플랜트(A-), SK케미칼(285130)(A+), SK(AA-), SK매직(A+) 등 다른 SK 계열사들도 이달 잇달아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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