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 6%대를 넘보던 예금 금리가 3%대로 주저앉으면서 안전자산 투자에 집중했던 금융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내년 예금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현시점에서 만기가 긴 상품 위주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공시된 5대 은행의 만기 1년 예금상품 금리는 3.00~4.15%로 전월 취급 평균 금리(3.27~4.84%)보다 상단은 0.69%포인트, 하단은 0.27%포인트 낮아졌다. 4대 은행의 대표 예금상품 금리(1년 만기)를 살펴보면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3.62%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연 3.6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3.5% △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연 3.56%로 4%대 상품이 종적을 감췄다.
2금융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기준 대형 저축은행 3곳의 대표 예금상품 금리(1년 만기)를 살펴보면 △OK저축은행 ‘OK안심정기예금’ 연 4.2% △SBI저축은행 복리정기예금 연 4.3% △웰컴저축은행 연 4%다.
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한동안 예금을 주된 재테크 수단으로 삼았던 ‘예테크’족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미 은행예금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예·적금 잔액은 849조 867억 원으로 전월(855조 6676억 원)보다 6조 5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다른 투자상품의 기대 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안전자산인 예금이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현시점에서는 자금 유동성에 따라 예금상품 가입 기간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당장은 만기가 긴 상품일수록 예금 금리가 낮다 보니 금리가 가장 높은 1년짜리 상품에 가입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만기가 도래한 후에는 지금보다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윳돈 운영이 여유롭다면 아예 만기가 최대한 긴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방법도 재테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 PB센터 부센터장은 “정기예금의 만기는 가입자의 자금 사용 계획에 따라 달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만기를 3개월, 1년, 2년, 3년 등의 방식으로 쪼개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원금 보장 상품인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원한다면 전자단기사채(ABSTB), 국채 투자 등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조언이다. 정 부센터장은 “대형 증권사가 신용보강한 ABSTB는 3개월 만기로 발행되는데 만기 3개월짜리 정기예금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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