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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줄도산에…기업 당좌잔액 70% 급감

시중은행 1월 기준 1조6814억

1년전보다 4조 이상 쪼그라들어

2개월간 당좌 정지 36곳중 9곳

건축자재·장비 관련 중기 차지

"금융권 원활한 자금공급 필요"





경기 불황에 기업들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여겨지는 당좌예금 계좌 잔액과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약 1년 새 잔액은 70% 넘게 증발했고 계좌 수도 20% 가까이 줄었다. 특히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 경기가 악화하면서 건설 전후방 기업들을 중심으로 줄도산과 대규모 폐업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에서 집계된 법인 당좌예금 잔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총 1조 6814억 원이었다. 2021년 12월 잔액이 5조 7159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1년여 만에 4조 원 이상 급감해 감소율이 70.6%에 달했다. 이중 한 은행의 경우 2021년 말 1조 5000억 원이었던 잔액이 지난해 말 800억 원, 지난달 400억 원대로 97.3%나 줄었다.

당좌예금은 비교적 큰 규모의 금액을 자주 입·출금해야 하는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은행에 개설하는 예금이다. 예금 잔액이나 당좌대출 한도 내에서 수표·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기업에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도 쓰인다. 따라서 당좌예금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기업이 가진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법인 명의의 당좌예금 계좌 수도 2021년 3만 4449개에서 지난달 말 2만 7946개로 18.9% 줄었다. 어음을 갚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되거나 폐업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못 막아 당좌예금 거래가 정지된 계좌 중 법인 계좌 비중은 79.2%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최근 2개월 사이에 건설 관련 업체들의 부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총 36개 기업의 당좌예금이 정지된 가운데 이중 9곳은 건축자재 도매업, 건물용 기계·장비 설치업, 배관 및 냉난방 공사업 등 건축 관련 중소기업이었다. 최근 부도난 기업 4곳 중 1곳은 건설 전후방 기업이었던 셈이다.

이들 기업이 경기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한 것은 전후방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건설 업체들이 전국 각지에서 줄줄이 폐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 등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겹친 지난해 4분기 폐업을 신고한 건설 업체는 총 489곳으로 직전 분기보다 34% 급증했다.

또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해 2022년 한 해 동안 문을 닫은 건설 업체는 총 1463곳으로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건설 업체 비중은 전체 폐업 업체의 절반에 가까운 48.6%(711곳)에 달했다. 부산(92곳), 경상남도(90곳) 등 경상권 폐업 업체 수도 각각 100곳에 육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500곳에 가까운 건설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건설 업체에 수주나 하청을 받는 자재·설비 업체들의 도산도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권의 원활한 자금 공급 및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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