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부터 절감하려는 금융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관리비부터 대중교통비까지 할인해주는 카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순까지 우리카드에서 판매한 ‘알뜰교통카드’ 발급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8% 증가했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최대 20%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약 10%의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교통카드다. 정부가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한도를 기존 44회에서 60회까지 늘리는 등 혜택을 늘리자 관련 상품을 찾는 수요도 껑충 뛴 것이다.
2018년 처음 출시한 우리카드의 ‘D4@카드의정석’은 커피전문점, 대중교통, 편의점, 영화관 등 4개 업종에 할인 혜택을 높인 카드로 꾸준히 수요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단종되지 않고 계속 판매 중이다. 특히 대중교통의 경우 33%(월 할인 한도 5500원)까지 할인해주는 점이 고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고객의 경우 대중교통비로 한 달에 10만 원대를 지출하는 데 조금이라도 할인을 받으려는 수요가 최근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택시비는 이미 올랐고 버스·지하철 요금도 연내 인상이 유력해 관련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가 최근 대중교통비 50% 할인 혜택을 내세운 ‘로카 모빌리티 반띵 카드’를 출시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업계에서는 대중교통비뿐만 아니라 관리비 등 공과금 할인 혜택을 찾는 수요가 높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1월 ‘공과금·렌털’ 혜택에 대한 하루 평균 검색량이 전년 동월에 비해 98% 증가했다. 1년 전에 비해 전기요금이 29.5%, 도시가스가 36.2% 인상되면서 연쇄적으로 관리비가 뛰었고 이에 고객들이 공과금을 할인해주는 카드를 찾아나선 것이다.
이미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 관리비 등을 할인해주는 카드 상품으로 ‘삼성카드 iD 달달할인 카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상품은 아파트관리비 등 생활요금 정기결제 시 10%(최대 3만 5000원)를 할인해준다. 할인받은 생활 요금도 전월 실적에 포함되는 게 특징이다.
아파트 관리비, 편의점, 배달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를 선택해 결제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KB국민 이지 쇼핑카드’도 인기다. 이 외에 △남성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전기·도시가스 요금 자동이체 시 월 최대 1만 원까지 할인해주는 신한카드 Mr.Life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 월 최대 5000머니를 적립해주는 하나 원큐 데일리 카드 △생활 요금의 정기결제 시 7%를 할인해주는 현대 Z family 카드 등이 체리피커족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카드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고객들은 한 카드에서 대중교통·공과금 등의 할인 혜택을 많이 주는 상품을 기대하지만 카드사의 수익 구조상 그런 상품을 만들기 쉽지 않다”며 “월 최대 할인 한도, 사용 실적 등을 따져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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