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지주회사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부회장직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다음 달 초 자추위를 열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자회사 CEO 15명 중 10명의 임기가 이미 지난해 말과 올 초에 만료된 만큼 다음 달 24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공식 취임 전 CEO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기 계열사 CEO로 지주 임원이 발탁되거나 각 계열사에서 내부 승진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지주 및 계열사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조직 개편 방안 중 하나로 ‘지주 부회장직 신설’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회장직 후보로는 이 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CEO 인사에서 새 우리은행장이 선임되면 이 행장이 부회장직으로 가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초 이 행장은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았기 때문에 유임 분위기도 있었지만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들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 등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행장의 유임이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와 상황이 조금 바뀐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간 내부에서는 이 행장 유임론과 교체론이 혼재한 상태였다. 교체될 경우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 등이 거론된다. 김 대표의 임기는 지난해 12월까지였지만 이달 말까지로 임기가 연장된 상태다.
다만 부회장직 의미나 역할은 다른 금융지주의 부회장직과 조금 다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5대 금융지주 중 부회장직이 신설된 곳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다. 이 관계자는 “KB의 경우 부회장 3명이 차기 회장 후보자로서 경쟁 구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금융지주 부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라기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아무래도 더 크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현재 KB금융지주는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이 사실상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손 회장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뒤 개인 자격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하다가 행정소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우리금융 내부와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임기를 마친 뒤 고문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그간 주요 금융지주에서는 회장이나 은행장 등이 임기를 마친 뒤 고문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관례처럼 이뤄져 왔다. 현재 우리금융의 경우 이와 관련한 고문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어도 내부 결정에 따라 고문 활동은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내정자가 내부보고를 받고 있어 자회사 CEO 인사 시기와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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