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를 상대로 해킹 공격을 가장 많이 시도한 곳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중국발(發) 해킹 공격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임 교수는 “중국은 한국과 미국 간의 동맹이 굳건해 질수록 강하게 적개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의 첨단 기술 노하우를 빼내기 위한 시도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반도체나 배터리 등 중국 산업 대비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에서 해킹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일 사이버 보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해커들의 해킹 시도가 늘어나면서 국내 산업계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발 해킹 공격과 관련해 최근 가장 많이 거론되는 단체로는 중국 해킹 조직 ‘샤오치잉(Dawn Cavalry)’이 꼽힌다. 샤오치잉은 올 설 연휴 기간 우리나라에 대한 공격을 선언한 후 공공 분야 및 학회 홈페이지 등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달 중순께에는 신규 멤버를 구한다는 공지 글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 올리며 조직원 수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19일 새벽에는 “한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중단한다”고 갑작스레 고지하는 등 활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정보 보안 업계에서는 샤오치잉의 이 같은 해킹 공격을 중국 정부가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이버 심리전’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최근 중국발 해킹 공격의 피해 수준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피해를 끼치기 위한 목적보다는 한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위한 시위성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암호화폐 해킹 등으로 실제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북한의 해킹 공격과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그 근거”라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발 해킹 공격에 대해 한미일 공조 등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임 교수는 “최근 드론 공격 등의 양상을 보면 사이버 공격의 위험도가 기존 재래전에 비해 더욱 커진 모습”이라며 “사이버 안보 분야의 대사 신설 등을 통해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사이버 보안 관련 국제규범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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