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동안 벤처투자를 통해 얼마나 많은 신산업이 탄생·발전하고, 고용 창출 효과는 얼마인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 데이터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20일 서울시 성동구 DSC인베스트먼트(241520)에서 취임 후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서울경제와 만나 "매번 벤처투자 재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나 민간 출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부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7일 협회 총회에서 15대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VC업계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았고 2012년 DSC인베를 창업해 약 10년 만에 운용자산 1조 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윤 회장은 "한국의 벤처투자 규모가 한 해 얼마인지, 얼마나 많은 기업이 투자받았는 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VC의)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데이터는 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는 작업은 쉽지 않지만 그간 노력도 부족했다” 며 "지금부터라도 정확한 데이터를 만드는 역량을 확보해야 업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VC업계의 오랜 관행을 바꾸고 혁신할 적임자로 꼽혀왔다. 그는 DSC인베를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끊긴 VC 상장 붐을 재점화한 것이다. 또 2018년에는 사옥을 강남에서 현재의 성수동으로 이전했는데 'VC 본사 = 서울 강남'이라는 업계 인식을 깬 파격적 행보였다.
윤 회장은 신산업 발굴·육성에 VC들이 제 역할을 하려면 기술과 산업에 대해 정통해야한다고 보고 교육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그는 “3월부터 매달 다양한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기술 및 산업 세미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미나 개최를 위해 윤 회장을 비롯해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부회장,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대표 등이 준비위원으로 나섰다. 그러면서 산업·기술 세미나가 단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VC업계 회원들이 현안을 편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場)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윤 회장은 "협회가 그간 회원사들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사업을 벌이는데 소극적이었다"며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들도 적극 참여하는 세미나로 발전시켜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업계가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회 명칭 변경도 추진한다. 기존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 한국벤처투자협회로 변경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벤처투자는 VC들뿐 아니라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 다수가 참여하는 시장으로 변했다”며 “업(業)이 아닌 활동 자체가 중요해 벤처투자의 저변을 넓히는 차원에서 명칭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정부와 벤처투자 업계간 논의 중인 ‘민간 벤처 모펀드’ 조성에 대해선 "다양한 시장참여자가 자율적으로 조성·운용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성공적인 민간 벤처모펀드 모델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