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22일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진행된 것으로 정례 훈련이 아니라 최근 잇따른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맞대응 차원의 긴급 훈련이다. 한미는 또 이 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미국 국방부(펜타곤)에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전제로 한 ‘핵우산’ 연습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에 착수하는 등 북한에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합참은 이번 훈련이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추적·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실시됐다고 밝혔다. 훈련 장소는 앞서 지난해 10월에 진행된 독도 동쪽 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군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아타고함이 참가했다. 세종대왕함(7600톤급)은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함으로 최대 탐지 거리는 1000㎞이며 900개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미사일 방어 훈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상정하고 이 정보가 3개국 해군에 전파되면 이를 탐지·요격하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한미일 3국은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 절차에 따라 탐지한 표적 정보를 다른 함정과 실시간으로 교환한다. 이는 지난해 6월 3개국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3개국이 정례화에 합의한 한미일 미사일 경보 훈련과 다르다”며 “방어 훈련은 요격까지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의 탄도미사일 격추는 미 해군이 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은 이날 일본 요코스카에 위치한 미 7함대 사령부에서 미 7함대 사령관 칼 토머스 중장과 일본 자위대 함대사령관 사이토 아키라(해장·중장급)등과 함께 한미일 해군 지휘관 회의를 갖고 한미일 공조 방안 등을 협의했다.
한미는 이번 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북핵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한 '핵우산' 도상 연습에 돌입한다. 한·미 국방부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에 들어간다.
TTX는 '책상 위(table-top)연습( exercise)'의 줄임 말로 글자 그대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를 전제로 진행하는 가상 연습이다. 한·미 대표단은 23일 조지아주 킹스베이에 있는 미국 핵잠수함 기지를 방문해 대북 확장억제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양국 대표단이 미 핵 잠수함 기지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미 대표단은 미국의 3대 핵 전략 기지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와 전략폭격기 기지를 방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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