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이재용 회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5G로 모바일 기기와 인공위성을 연결해 사막에서도 통신할 수 있는 ‘5G 위성 연결 표준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글로벌 통신 업체들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5G 사업에 대한 이 회장의 깊은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G 핵심 기술 확보…美 망 구축도 본격 착수=삼성전자는 위성통신에 활용되는 핵심 모델 기술인 ‘비지상네트워크(NTN)’ 표준 기술을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기구(3GPP)의 최신 표준(릴리즈-17)에 맞춰 개발됐다. 5G 모뎀 신제품인 ‘엑시노스 모뎀 5300’에 적용해 검증을 마쳤다.
비지상 네트워크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기는 데 필수적인 위성통신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사막·바다·산악 지대와 같은 통신 음영 지역이나 재해 상황에서도 사각지대 없는 통신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지상 네트워크가 닿지 않는 무인 항공기, 플라잉카 등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폭넓게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5G를 기반으로 저궤도 인공위성의 위치를 정확히 예측하고 주파수 오류를 최소화하는 ‘도플러 천이 보상(DSC)’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간단한 문자 메시지 외에도 사진·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의 양방향 송수신을 할 수 있다. 또 안테나 칩 없이도 위성 송수신 출력이 가능한 협대역사물인터넷(NB-IoT) 기반 위성통신 표준 기술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5G, NB-IoT 기술이 적용된 엑시노스 모뎀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인공위성 기반의 5G 이동통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와 함께 6G를 기반으로 한 ‘만물인터넷(IoE)’ 시대의 필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제4 이동통신사업자인 디시네트워크와 5G 초도망 개통을 마쳤다. 지난해 5월 디시네트워크의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된 삼성전자는 현지 성능 시험을 마치고 본격적인 5G 망 구축을 시작할 계획이다.
◇5G 공략 앞장선 JY=최근 삼성전자의 연이은 통신장비 사업 부문 성과는 이 회장의 깊은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5G를 중심으로 한 통신장비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낙점하고 직접 챙기는 분야다.
이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 파트너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9월 디시네트워크 창업자인 찰리 어건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자 북한산 산행을 제안하면서 대면 세일즈에 나섰다. 2020년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미국 버라이즌에서 5G 통신장비를 수주하는 과정에서도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수차례 직접 협의하면서 협상을 이끌었다. 이밖에 2019년 일본 최대 통신사 NTT 도코모 본사를 찾아 경영진을 만나 협상 물꼬를 트는 등 5G 사업에서 폭넓은 역할을 맡았다.
이 회장은 2019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목표를 제시하면서 시장 경쟁력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3.1%로 6위 수준으로 아직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최근 적극적인 기술 개발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5G 시장을 적극 추격하는 한편 6G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내며 내부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청와대 간담회에서 “통신은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며 6G 기술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6G 선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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