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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3기 박서보 “연락 마라…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

박서보, SNS 통해 폐암3기 밝혀

"사는 것 충분했는데 그리고 싶은 것 남아"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이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박서보 인스타그램




한국의 ‘단색화’를 대표하는 원로작가 박서보(92)가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23일 밝혔다.

평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간간이 자신의 소식을 알려 온 박 화백은 이같이 전하며 “평생 담배를 물고 살았다. 그러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서야 끊었다”면서 “내 나이 아흔둘, 당장 죽어도 장수했다는 소리를 들을 텐데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나이 들어 마른기침이 많아졌다 생각한 것에 폐암 판정을 받은 것뿐”이라며 “온갖 검사를 다 받아보았다. 그저 뒤늦게 폐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늘 대비해도 이렇다”고 의연하게 이야기했다.



구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창작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그는 “이 소식을 듣고 놀라서 연락하려는 사람들 많을 것”이라면서도 “하지 마라. 내게는 이제 그 시간이 아깝다”고 강조했다. 작업을 위한 시간을 더 갖기 위해서다.

박 화백은 “작업에 전념하며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요즘 많이 걸으며 운동하는 것은 더 오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그리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는 것은 충분했는데, 아직 그리고 싶은 것들이 남았다. 그 시간만큼은 알뜰하게 살아보련다”고 강조하며 “다시 한번 부탁하건대 안부 전화하지 마라.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고 힘 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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