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침체를 겪던 반도체 업계가 챗GPT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AI칩의 대표 강자인 엔비디아가 올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면서 업계 전반의 실적 호조도 기대된다.
23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4%나 급등했다. 전날 올 1분기 매출을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65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로 전망한 데 따른 여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규모와 관계 없이 많은 업체들이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앞다퉈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고 있다”며 “올해 실적 전망이 지난 석 달 만에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PC와 스마트폰 시장의 동시 침체로 수요가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공개된 뒤 기업들이 생성형 AI 열풍에 동참하면서 반전을 맞았다.
비벡 아르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 열풍으로 2027년까지 20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AI칩 시장이 추가로 열릴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이 중 6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에 따르면 챗GPT는 데이터 학습에서 1만여 개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을 필요로 한다.
인텔과 AMD도 존재감 확대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도 AI칩 제품군을 소개하며 "AI가 모든 애플케이션에 쓰이면서 성능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사 수 AMD CEO도 “올해 AI칩 분야에 강도 높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텔과 AMD 주가는 각각 0.5%, 4.1%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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