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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회사채 시장…SK, 5조 챙겼다 [시그널]

금리 안정세에 계열사 대거 발행

SK에너지 수요예측엔 1.5조 몰려

LG·롯데 등 주요그룹도 1조 넘어





올 들어 회사채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SK(034730)그룹이 이달까지 최대 5조 원의 자금을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 이어 LG(003550)와 롯데·CJ그룹도 두 달 동안 1조 원이 넘는 현금을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들은 이달 말까지 수요예측을 끝낸 회사채를 포함하면 올 들어 최대 5조 200억 원의 현금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19일 SK지오센트릭을 시작으로 이날 SK에코플랜트까지 계열사 8곳이 이미 3조 3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했다. 공모채 기준 일반 회사채 발행액이 이날까지 12조 8599억 원인데 SK계열사들의 발행액이 전체의 25.6%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SK는 수요예측을 마치고 회사채 발행을 앞둔 계열사도 5곳이나 된다. 앞서 SK와 SK브로드밴드는 각각 3900억 원, 2400억 원의 발행을 확정했다.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보이자 양 사 모두 계획보다 900억 원씩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SK E&S도 1000억 원 늘린 40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이날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실시한 SK에너지에는 모집 규모의 5배에 달하는 1조 5500억 원의 주문이 몰렸다. SK에너지는 수요예측 흥행에 발행액을 최대 5000억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우량채와 비우량채를 가리지 않았다. 앞서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한 SK인천석유화학은 코로나19 여파로 신용등급이 AA급에서 A급으로 떨어졌지만 수요예측에서 9700억 원의 인수 주문을 받아 발행액을 3000억 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신용등급 A+인 SK매직 역시 전날 1200억 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1조 300억 원에 달하는 주문을 받아 발행 규모를 1900억 원으로 올렸다.

SK그룹은 조달 자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는 그룹 특성상 채권 발행이 많다”며 “지난해 말에 시장 불안으로 조달 금리가 올랐다 최근 하락 안정세를 보이자 대거 발행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자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조 3900억 원을 조달한 SK하이닉스(000660)의 3년물 금리는 전날 3.754%를 기록했는데 2020년 발행 이자율 1.614%(3년물·3400억 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SK에 이어 롯데그룹(1조 7300억 원)과 LG(1조 6000억 원), CJ(1조 1000억 원) 등도 연초부터 1조 원이 넘는 회사채 발행 실적을 보였다. 특히 LG그룹의 경우 LG전자(066570)가 27일 3500억 원(최대 7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며 LG CNS 역시 2600억 원(최대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개별 계열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에 따라 흥행 실적이 갈리기도 했다. 앞서 롯데케미칼(011170)은 22일 3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그중 3년물(2500억 원)에 약 2500억 원의 주문을 받아 겨우 미매각을 면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3월 말까지 추가적으로 7조~10조 원의 회사채 발행이 예상되고 투자 수요도 많을 것”이라며 “(신용) 등급이 낮아도 그룹 계열사 등은 수혜를 입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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