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은 삼성전자(005930)가 처음 만들어낸 시장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을 내놓으면 시장이 커지니까 좋은 일이죠. 당연히 애플의 폴더블 출시도 환영합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이 2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대거 선보인데 대해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포·아너 등 중국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플립4를 그대로 베낀 듯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대거 출품했다. 이 같은 중국의 물량 공세에 ‘폴더블폰 원조’로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시장을 만들어낸 폴더블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는 모습”이라며 “경쟁자에 집중하기보다는 최적화와 운영체제(OS)로 시장을 선도해 핵심 기여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사인 애플 또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사장은 "애플의 폴더블 진출 또한 당연히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애플도 폴더블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를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애플의 폴더블 출시가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MWC23에서 중국 업체들이 ‘갤럭시S23’에 필적할 만한 사양의 프리미엄 제품들을 선보인데 대해 최 부사장은 “중국이 삼성전자의 완성도를 따라올 수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차별화는 단순히 사양으로만 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구글과 협력으로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의 경험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훨씬 더 높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모바일 개발 수장을 맡은 후 첫 출시한 프리미엄 기기인 갤럭시S23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갤럭시S23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철학 하에 성능 개선에 집중한 제품”이라며 “소비자 기대치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강력한 성능·카메라·배터리·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동시에 OS와 하드웨어 부문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최적화 알고리즘을 새롭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기본에 충실한 개발 전략은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최대 규모의 사전예약 판매량으로 입증됐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사전 예약 7일만에 109만 대가 판매됐다. 최 부사장은 “초기 피드백이 긍정적이고 판매량도 두자릿 수 성장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현재까지 무리가 없다”면서 “체감 성능 개선이 초기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어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 개발을 총괄하는 최 부사장은 퀄컴 등에서 일한 모바일 단말·칩셋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에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셋을 적용하는 등 퀄컴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퀄컴과 수년 동안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중 가장 훌륭한 칩을 사용할 뿐 아니라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에서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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