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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띄우고 호텔 셰프 초청하고…기지개 켜는 마이스산업

◆ 엔데믹에 대형 행사 속속 개최

한국암웨이, 포상휴가 3년만 재개

hy도 50억 들여 수천명 단합대회

업계, 5월 개최 ADB총회도 기대

정부, 국제회의 지원기준 대폭 낮춰

항공·여행·호텔 모처럼 유치전 활발

한국암웨이 사업자들이 지난달 24일 태국 치앙마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리더십 세미나에 참석해 비즈니스 교육을 듣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암웨이 회원 4000명이 참석했으며, 국적·전세기 20여 대, 국내 대형 호텔 소속 쉐프 10여 명이 동행했다./사진 제공=한국암웨이




코로나19로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마이스(MICE) 산업이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많을 경우 수천 명이 한번에 움직이는 대형 행사가 속속 재개되는 만큼 항공, 여행, 호텔, 케이터링 관련 업체들은 오랜만에 유치전을 준비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회의(Meeting)와 포상관광(Incentives), 국제회의 컨벤션(Convention), 각종 이벤트와 전시 및 박람회(Events & Exhibition)를 포괄하는 마이스는 숙박, 교통, 통신뿐 아니라 고용창출에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를 내기 때문에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 받는다. 지자체 단위 뿐 아니라 국가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집합 행사 자체가 금지 되면서 마이스 관련 시장은 사실상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잠정 중단했던 '리더십 세미나'를 올해 재개했다. 리더십 세미나는 1992년부터 매년 높은 영업 성과를 달성한 사업자 파트너를 해외로 초청하는 일종의 포상 휴가다. 올해 1월 말부터 한 달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리더십 세미나에는 4000여 명이 참여했다. 해외에서 열리지만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 케이터링 업체가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한국암웨이는 이번 세미나를 위해 수십억 원을 투자해 국적기 전세기 20여 대를 띄웠고, 국내 대형 호텔 소속 쉐프 10여 명을 현지 초청해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투어를 비롯한 현지 프로그램 운영 역시 국내 여행사가 도맡아 진행했다.

암웨이의 리더십 세미나는 전 세계에서 마이스 산업의 큰 손으로 꼽힌다. 2014년 중국암웨이 사업자 7000여 명이 리더십 세미나 명목으로 제주를 방문했을 당시 주말 이틀간 현지에서 이들이 소비한 규모만 32억 원에 달했을 정도다. 한국암웨이는 내년 일본 삿포로를 시작으로 지중해 크루즈 등 리더십 세미나를 활발히 개최할 계획이다.



hy 프레시 매니저들이 지난달 1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hy 대회'에 참석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 제공=hy


hy도 4년 만에 프레시 매니저 대회인 'hy 대회'를 올해 재개했다. 지난달 16일과 23일 각각 경기도 고양 킨텍스와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hy 대회에는 총 35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가 참여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hy는 교통과 케이터링, 포상 여행 등을 포함해 50억 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관련업계는 오는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를 기점으로 국내 마이스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DB 총회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과 협력 증진을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로,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다. 인도와 일본, 필리핀 등 총 68개 국에서 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장 선점 경쟁도 뜨겁다. 대표적인 곳이 식음료(F&B)다. 과거에는 주로 호텔이나 리조트 케이터링 인원이 마이스 F&B를 담당했으나, 최근에는 대형 식품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휴게소 등 컨세션 사업을 전개하는 CJ프레시웨이는 2021년 사업목적에 '컨벤션 및 행사 대행업과 국제회의 기획업'을 추가했다.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는 다음달 4년 만에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출장 서비스를 적극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마이스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규제 문턱도 낮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국제회의산업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참가국이 3개국, 외국인 참가자 수가 50명 이상이면 국제회의에 해당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참가국이 5개 이상, 외국인 참가자 수가 100명 이상일 경우에만 국제회의로 분류됐다. 서울시는 오는 2030년까지 민간 개발사업을 통해 잠실운동장 일대와 서울역 북부역세권, 마곡 등에 전시컨벤셜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의 마이스 인프라를 기존 대비 3.5배 확대한다는 목표다.

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엔데믹을 기점으로 5000명에서 1만 명 인원이 참석하는 대형 마이스 행사가 되살아나고 있는 추세"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성장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를 함께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마이스'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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